사회 >

해발 50m서 7분간 비행… ‘하늘길 출퇴근 시대’ 꿈이 현실로 [드론택시 서울 하늘 날았다]

국내 최초 드론택시 현실화 실증
쌀포대 80㎏ 싣고 3.6㎞ 거리 비행
실제 비행은 일반 비행기와 유사

해발 50m서 7분간 비행… ‘하늘길 출퇴근 시대’ 꿈이 현실로 [드론택시 서울 하늘 날았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도시, 하늘을 열다'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미래 교통수단인 '유인용 드론택시' 시범비행이 진행되고 있다. .2020.11.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사진=뉴스1
누구나 어린 시절 봤던 미래가 배경인 영화나 만화에는 꼭 등장하는 자동차가 있다. 이 자동차는 평소에는 도로를 달리지만 차가 막히는 구간이 오면 비행기처럼 하늘로 수직 상승해 시원하게 달린다. 상상으로 또는 만화, 영화에서나 봤던 이 자동차가 현실화됐다.

11일 오전 11시쯤. 마포대교 남단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는 드론택시가 서울 하늘을 향해 이륙했다. 해발 50m 상공까지 단 10초 만에 올랐다. 이후 여의도 한강공원, 서강대교,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를 두 바퀴 돌았다. 총 3.6㎞ 거리를 7분가량 비행했다. 드론택시는 최대 시속 130㎞로 여의도에서 인천국제공항을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드론택시의 모습은 헬기와 비슷하지만 실제 비행하는 것은 오히려 일반 비행기와 유사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는 안전성 우려로 사람은 탑승하지 않은 채 20㎏짜리 쌀포대 4개를 싣고 비행했다.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중국 이항사가 제작한 2인승 드론택시 기체가 사용됐다. 무게 200㎏, 높이 1.77m다.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나는 드론택시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를 국내 최초로 실증해보는 자리였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에서 실증할 수 있었던 것은 국토부와 서울시의 공동노력 덕분이다. 국토부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의 후속조치로 '항공안전법'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했다. 서울시가 드론택시 등 인프라를 투입해 유인용 드론택시가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내년을 시작으로 타 지자체에서 추가 비행 시연을 실시,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관심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선 내년 6월 개최 예정인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 등 서울시 주최 행사에 2차례 시범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와 제주 등 지방 3곳에서 추가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에는 드론택시 기체를 전문인력 양성에 활용하고, 향후 국토부 인증을 거쳐 소방용 항공기로 활용해 UAM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시민들이 드론택시를 당장 이용할 수는 없다.
상용화는 김포에서 잠실까지 한강을 따라 운행하는 시범사업을 거쳐 오는 2028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행사와 함께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등 7개 국내외 업체와 대학 등이 참여한 드론택시용 개발기체 모형 전시회에도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드론에 대한 산업·학계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이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인류가 꿈꾸던 미래 교통수단인 드론택시를 세계적인 혁신의 테스트베드인 서울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UAM은 지상교통의 한계를 해결할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