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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韓 린치핀, 日 주춧돌"…4년전으로 돌아간 한미동맹

바이든 "韓 린치핀, 日 주춧돌"…4년전으로 돌아간 한미동맹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 및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첫 통화를 하며, 동아시아 외교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전인 4년전으로 되돌려 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한미동맹을 '핵심축'(linchpin·린치핀)', 미일동맹을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로 언급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과 민주당의 '전통적 동맹관'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린치핀"이라며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도 이날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인사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번영의 린치핀으로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 앞서 스가 총리와 통화에선 미일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코너스톤'으로 표현했다. 또 일본 방어와 미일 안전보장조약 5조에 관한 미국의 약속을 강조하며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강력한 기대를 표시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을 지낸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동맹의 '핵심축'을 미일동맹의 '주춧돌'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간주하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북핵 대응과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3각 동맹'을 압박했다.

그 결과 한반도와 일본을 주축으로 한 미사일방어체계(MD) 추진과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있어 막후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축' '주춧돌' 언급은 향후 한일관계 개선을 추동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며, 나아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일 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린치핀'과 '코너스톤'은 모두 외교에서 '필수 동반자' 관계를 의미한다. 아태 지역에서 한미·미일동맹, 그리고 한미일 삼각동맹의 중요성을 내포한 표현인 셈이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 표현을 공식 석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주목된다. 1년 넘게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이나 주한미군 주둔 문제 등을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