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매직셀 치료법'
사망·심부전 발생 낮추는 혁신의료
스텐트 재협착·혈전증 예방 효과도
급성심근경색증은 국내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입니다. 돌연사의 8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발병후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합니다. 다행히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하더라도 손상된 심장 근육은 재생되지 않기에 현재의 응급관동맥스텐트 삽입술에 한계가 있어서 퇴원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높습니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발생하면 모든 병원에서 응급 관동맥-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해 관동맥을 개통하게 됩니다. 하지만 혈류가 차단된 시기에 받은 '허혈-충격'과 개통시킨 후에 받는 '재관류-충격' 때문에 스텐트 시술에도 불구하고 심장 근육 세포들이 4주에 걸쳐 서서히 죽어갑니다. 이 자리에 심근경색 흉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매직셀 치료법'을 시행하면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사망과 심부전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치료법은 스텐트 시술 후 사흘에 걸쳐서 사이토카인 피하 주사를 맞으면서 골수의 줄기세포가 말초혈액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나흘 째, 환자 본인의 말초혈액에서 채혈하듯이 줄기세포를 채취해서 카테타를 이용해 관동맥을 경유해서 경색심근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심근 재생을 구현하게 됩니다.
이 치료는 골수가 아닌 자가말초혈액을 이용하므로 고통이 없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매직셀 치료법이 안전하고 심근재생의 잠재 유효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를 혁신의료기술로 선정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는 "매직셀 치료법이 혁신의료기술로 승인되어 진료현장에 도입됨으로써, 심근경색증 환자의 사망과 심부전 발생을 낮추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며 "이 치료법은 급성심근경색증 발병후 4주 이내 죽어가는 심근세포에 시행해야만 세포를 살려서 심기능을 보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2년부터 자가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이용한 심근경색 세포치료법(매직셀 치료법)을 개발했습니다. 지난 15년간 누적 5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대조군-비교 임상연구를 단계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후 '란셋', '서큘레이션', '유로피언 하트 저널'등 세계 최고 저널에 18편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매직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세계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습니다.
매직셀-치료법을 받은 환자들의 경과를 분석한 결과, 심근경색증 발병 후 1년 내 사망률 4.3%, 심혈관사건 발생률 13%였습니다.
이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발생율이 50% 수준으로 대폭 감소한 것입니다. 또 스텐트 삽입부위 혈관내피를 재생시키는 효과 때문에 스텐트 재협착과 스텐트 혈전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심근 괴사를 줄이면서 심부전을 예방하고 관동맥 스텐트 재발마저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는 세계 유일의 사이토카인 기반의 심근재생 치료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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