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靑서 무궁화장 추서...노동계 최초
文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의지의 표현"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나"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 참석해 전태일 열사의 둘째동생 전순옥 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 2020.11.12. since1999@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식 후 유족, 친구들과 가진 환담에서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추서식은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을 맞아 노동인권 개선 활동을 통해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공로를 되새기고,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실현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추서한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국민훈장(5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하며, 노동계 인사로는 최초다.
문 대통령은 "50년 걸렸다"며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지난 6.10 기념식 때 모란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독학하다가 어려운 국한문혼용체에 한탄하며)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다.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며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다"고 강조했다.
또 "전태일 열사가 했던 주장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며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 참석해 전태일 열사의 유가족에게 무궁화장을 전달한 후 환담장으로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20.11.12. since19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국민들이 잊지 않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전태삼) "대통령의 노동존중이 없었다면 새로운 노동의 역사를 쓴 이런 날은 오지 않았을 것"(전순옥) "오빠의 죽음에 의미를 심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전태리)면서 훈장 추서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2016년)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의미와 힘을 대통령께 위임해드렸다"며 "촛불정부가 노동중심사회를 위해 앞장서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야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며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얘기했는데,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노동존중 사회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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