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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브매장·중고거래… ‘가성비’ 소비에 카드 많이 긁었다

리퍼브 매장 이용 전년比 150% ↑
저가 커피전문점도 이용 건수 늘어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소비가 주춤한 가운데 리퍼브 매장, 중고거래,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에서의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물건 하나를 소비하더라도 꼼꼼히 따지는 '실속 소비형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올 3·4분기까지 올랜드아울렛, 반누리반품닷컴 등 리퍼브 매장의 이용 건수는 2만8601건으로 전년 동기(1만1403건)대비 150% 증가했다. 리퍼브 매장은 흠짐 있는 물건을 재가공해 되파는 곳으로, 정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는 특징이 있다.

중고거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같은 기간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몰의 이용 건수도 7만1684건으로 지난해 동기(3만8992건)보다 83% 증가했다. 떠리몰, 임박몰 등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의 이용 건수 또한 14만5217건으로 전년 동기(8만6017건)보다 68% 늘었다.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에서는 기존 상품 대비 최대 90%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가 가능하다.

커피전문점에서도 가성비가 중시되는 모습이 보였다. 더 벤티, 매머드커피 등 가격은 저렴하지만, 양이 많은 커피를 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진 커피전문점의 이용 건수는 1939만5949건으로 전년 동기(1792만850건)보다 8% 늘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 올 3분기까지 모든 분기에서 지난해 동기에 비해 이용 건수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카드측은 가성비 매장 이용이 급증한 이유로 실속 소비형 고객이 늘어난 것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소비 심리가 위축하는 가운데 하나의 제품을 사더라도 꼼꼼히 가격을 따지는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같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행태는 전 연령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신한카드의 분석에 따르면 올 1~10월까지 리퍼브 매장, 유통기한 임박 쇼핑몰의 최대 이용 세대는 40대로 각각 31%, 33%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중고거래의 경우 30대(31%)와 20대(28%)가 가장 많이 이용했다. 지난해 대비 가성비 커피 전문점 이용 증가율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60대가 23%로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하는 가운데 실속 소비형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소비가 늘어 버려질 물건들이 다시 주인을 찾아가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