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깅한창 교수 연구팀, 세포·동물 실험서 확인
디셀레나이드가 암세포 만나면 분해되는 원리 이용
항암제 약물 작용 도와 항암시너지 2배 효과 얻어
암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디셀레나이드가 암 부위에서 약물을 방출하고 약물의 작용을 도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세포와 동물 실험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2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강한창 교수 연구팀이 디셀레나이드 기반 약물전달체가 항암제의 작용을 도울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셀레나이드(diselenice)는 셀레늄 두 분자가 화학결합한 화합물로 산화 및 환원 조건 하에서 생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자극 감응성 약물전달체는 특정조건에서 스스로 반응해 안에 담겨진 약물을 방출한다. 온도, 산성도, 화학물질, 효소 등 세포의 다양한 물리화학적 자극이나 효소활동 등에 반응, 분해되거나 또는 크기가 변하는 원리다.
디셀레나이드 결합이 포함된 화합물 역시 세포 내 화학물질이자 항산화물질인 '글루타치온'과 활성산소 모두에 의해 분해될 수 있어 자극감응성 약물전달체의 좋은 구성성분이 될 수 있다.
세포 내 활성산소와 글루타치온이 공존하는 만큼 이 둘을 모두 고려한 약물전달체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진은 활성산소보다 글루타치온이 디셀레나이드를 더 잘 분해하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글루타치온이 활성산소보다 더 빠르게 소비되면서 산화스트레스가 가속화되는 것도 알아냈다.
특히 암세포는 활성산소의 산화능과 글루타치온의 항산화능이 모두 정상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때문에 글루타치온에 의한 디셀레나이드 분해가 정상세포에 비해 더 빠르게 일어나면서 항산화능이 급격히 감소,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게 되는 원리를 알아냈다.
활성산소종과 글루타치온 모두에 분해될 수 있는 디셀레나이드 나노약물전달체가 세포질 내에서 활성산소종 소비를 통해 분해될 때 산화·환원 균형이 환원 쪽으로 기울어져 항암제의 산화능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반감된 항암 효과를 보이지만, 글루타치온 소비를 통해 분해될 때 산화·환원 균형이 산화 쪽으로 기울어져 항암제의 산화능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항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톨릭대 강한창 교수 제공
실험결과 암세포에 디셀레나이드 약물전달체에 독소루비신(항암제 일종)을 탑재하여 처리하자 독소루비신 단독처리시 보다 암세포 사멸 능력이 2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대장암 생쥐모델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했다.
고용량(5㎎/㎏ 2회 주사)의 독소루비신 만을 투여했을 때 보다 저용량의 독소루비신(10분의 1 농도)을 디셀레나이드 약물 전달체에 담아 투여한 경우 종양크기의 감소가 1.9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 뿐 아니라 다른 질병 내의 산화능과 항산화능을 조절해 시너지 약효를 기대, 디셀레나이드 약물전달체의 병용과 관련한 후속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9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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