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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선승리, 경합주 교외에서 결정됐다"

[파이낸셜뉴스]
"바이든 대선승리, 경합주 교외에서 결정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자신의 경제정책 자문들과 함께 차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해 화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선거 승리는 경합주 교외지역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이 결정적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승리를 확정한 가운데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사상최대 득표수를 기록할 정도로 투표참여율이 높았다.

높은 투표참여율 속에 교외지역 유권자들의 표가 그 어느때보다 양측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최대 승부처였던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에서 바이든이 승리를 따낸 것은 백인이 다수인 이 두 곳의 교외지역에 민주당 바람이 분 덕이다.

민주당의 당색인 푸른색이 교외지역을 휩쓸었다.

애리조나에서도 백인과 중남미계가 주류인 피닉스, 투손 교외지역에서 바이든이 수만표를 앞서면서 트럼프를 따돌릴 수 있었다.

트럼프는 애리조나 농촌 지역의 백인 주류층의 표를 가져갔지만 결국 교외지역 표에서 밀리며 패배했다.

전통적인 인종 구분도 이번 선거에서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흑인' '중남미계' '아시안' 등 인종별 투표가 아니라 지역의 인종별 특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공동체 변화행동의 로렐라 프레일리 회장은 "지역공동체를 과도하게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면서 같은 중남미계 유권자들이라 해도 뉴멕시코, 네바다, 플로리다주에 사는 중남미계 유권자들의 이해가 서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정확산 지역별 투표 현황은 내년에야 나오지만 FT는 지금까지의 자료들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FT 분석에 따르면 대도시들은 여전히 민주당이 강력히 장악하고 있었지만 러스트벨트와 남부 핵심 경합주의 승패를 결정한 것은 이 지역 교외지역에서 바이든의 대승이었다고 지적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참가율과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승리했다. 트럼프에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들, 특히 경합주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참가율과 지지율이 감소하면서 패배한 바 있다.

바이든은 클린턴에 비해 흑인유권자들의 지지를 덜 받았다. 되레 트럼프의 지지기반인 백인 유권자들 상당수가 바이든에게로 돌아서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든은 또 대도시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이전보다 더 끌어올렸지만 역시 승부는 교외지역에서 결정됐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등 핵심 경합주 교외지역에서 바이든이 끌어모은 표는 35만5210표로 대도시 지역 득표수의 배를 넘었다.

클린턴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에게 교외지역에서 20만표 넘게 뒤진 바 있다.

위스콘신의 경우 최대 도시 밀워키에서는 민주당 표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밀워키 교외 지역에서 바이든에 몰표가 몰리면서 '블루웨이브'가 일어나 위스콘신을 바이든이 차지해 2016년 민주당의 패배를 되갚았다.

이같은 흐름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교외지역에서 발판을 다지면서 바이든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고 FT는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는 농촌지역에서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 가능한 40개주 가운데 37개주의 농촌지역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그러나 대도시 지역이 인구에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애리조나의 경우 피닉스, 투손 등 대도시가 농촌 지역 인구를 압도해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새 역사를 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