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 사회조사 결과 발표
국민의 33% "사회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코로나19"
학교·직장생활 스트레스는 감소...'집콕' 늘자 가정 스트레스는 증가
인터넷 통해 교육·훈련 참여한 사람 41.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 블루, 언택트 같은 신조어가 일상의 언어로 자리잡은 것처럼 코로나19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전반적인 생활을 크게 바꿨다. 신종 질병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됐고, 직장 상사보다 가족한테 받는 스트레스가 증가했다. 온라인 학습이 크게 늘어났지만 오히려 학교생활 만족도는 상승했다.
■코로나가 범죄보다 무섭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2.8%가 신종 질병이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2년 전만해도 이 질문에 신종 질병이라 답변한 이는 2.9% 뿐이었다. 당시엔 가장 많은 응답자(20.6%)가 범죄라고 답했다. 하지만 올해엔 이른바 코로나 쇼크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신종 질병 다음 가는 불안 요인도 범죄가 아닌 경제적 위험(14.9%)이 꼽혔다. 범죄(13.9%)는 세번째였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31.8%로 2년 전보다 11.3%포인트 증가했다. 식량 안보, 국가 안보, 먹거리 위생, 자연재해 등에선 안전하다는 응답이, 개인정보 유출, 신종질병, 정보 보안 등에선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년 전보다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8.8%로 2년 전보다 11.1% 증가했다. 또 5년 후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답변한 이는 39.1%이었고 반대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21.9%였다.
다만 13세 이상 인구 3명 중 1명(33.5%)은 여전히 야간 보행시 불안하다고 느꼈다. 특히 여자는 2명 중 1명(49.8%)이 야간 보행 시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 이유는 사건, 사고 접함(44.0%)이 가장 많았고 인적이 드묾(25.4%), 가로등이나 CCTV 등 안전시설 부족(20.1%) 순이었다. 공공질서 준수 수준이나 재난·긴급상황 시 대처 수준은 2년 전보다 크게 향상됐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운전자 교통질서나 금연구역 준수 등에 대해선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13세 이상 인구 4명 중 약 3명은 미세먼지(72.9%)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거주 지역 생활환경이 좋다고 체감하는 사람은 45.7%로 2년 전보다 9.9%포인트 증가했다. 생활환경이 5년 전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41.7%로 2년 전보다 16.3%포인트 증가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부담금을 내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은 50.5%로 2년 전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친환경 운전 노력으로는 급출발·급제동 하지 않기(94.7%)가 가장 높았다.
■코로나케이션에 온라인 교육 급증
코로나로 재택근무나 가정학습이 늘면서 학교·직장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었다. 13세 이상 인구 중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50.5%로 2년 전보다 3.9%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학교와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2년 전에 비해 각각 14.4%포인트, 3.8%포인트 감소했다.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중고등학생도 2년 전보다 1.3%포인트 증가한 59.3%나 됐다. 반면 가정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0.2%포인트 증가했다.
/사진=통계청
등교를 하는 대신 가정 학습으로 대체하는 학교가 늘면서 지난 1년 동안 인터넷 등으로 교육을 받거나 훈련에 참여한 사람의 비중은 41.1%에 달했다. 학업은 10대(93.4%)와 20대(45.1%), 직장인 필수교육은 30대(60.5%), 40대(59.6%), 50대(59.7%), 인문·교양·취미는 60세 이상(50.5%)에서 높았다. 통계청이 사회조사 관련 설문항목에 '온라인 매체 학습 참여'를 묻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코로나가 통계청 사회조사 항목까지 바꾼 셈이다.
자녀 교육비가 가정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은 64.1%로 2년 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교육비 부담 요인은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가 67.2%로 가장 높았다. 1학기 기준 대학생의 62.2%가 가족 도움으로 등록금을 마련했고, 장학금(24.8%), 대출(7.3%), 스스로(5.7%) 순이었다. 중고등학생 10명 중 8명(79.6%)은 '미래의 나를 위해 필요해서' 공부한다고 응답했다. '하지 않으면 혼나거나 벌을 받아서'라는 응답도 15.9%에 달했다.
적정 수면과 규칙적 운동, 정기 건강검진 실천율이 2년 전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자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세 이상 인구 중 50.4%가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2년 전보다 1.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적정 수면을 취하는 이는 77.5%에서 80.1%로 늘었고 규칙적 운동을 하는 이도 38.3%에서 40.9%로 늘었다. 암에 걸릴까 두렵다는 사람은 37.5%, 활동 제약 상태에 있다고 응답한 이는 7.0%였다.
■말로만 "가사? 같이 해야지!"
전반적인 가족 관계 만족도는 58.8%로 2년 전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76.4%), 자기 부모와의 관계(68.8%).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59.0%) 만족도는 2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정작 배우자와의 관계(69.2%) 만족도는 하락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2.5%로 2년 전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20%남짓으로 76%가량은 아내가 주도했다.
/사진=통계청
부모의 노후는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견해가 61.6%로 2년 전보다 13.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가족(22.0%), 부모님 스스로 해결(12.9%), 정부·사회(3.5%)는 모두 줄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9.7%로 3.3%포인트 증가했고,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30.7%로 0.4%포인트 증가했다. 비혼 동거 여부와 미혼 자녀 출산에 대한 생각은 2012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강유경 통계청 사회통계국 과장은 "코로나19로 삶의 일상이 변화하면서 2020 사회조사 결과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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