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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대북 비핵화 단계적 해법 필요…이전 접근접 효과 無"

빅터 차 "대북 비핵화 단계적 해법 필요…이전 접근접 효과 無"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빅터 차 "대북 비핵화 단계적 해법 필요…이전 접근접 효과 無"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자료사진> © News1 유승관 기자


빅터 차 "대북 비핵화 단계적 해법 필요…이전 접근접 효과 無"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보강할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새로운 관여를 하기 위해선 대담한 정치적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영변 핵시설의 검증 가능한 동결, 새로운 관계 구축, 새로운 비핵화 조치 협상이란 순서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국장을 지낸 차 석좌는 17일(현지시간)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보복 이외엔 제압할 방법이 없는 핵무력을 북한이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와 강압 모두에 의존하는 전략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를 통해 북한을 압박했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은 총 61차례 미사일 실험을 감행했고,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브로맨스'를 시도하고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북한의 핵무기를 확장하고 심화시켰을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우선적으로 핵동결협상, 가장 실용적"=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는 "현실적으로, 북한과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다투는 비핵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우선적으로 "영변 핵시설 안팎에서 모든 플루토늄과 우라늄 핵 활동을 동결하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핵물질 생산 중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이루지 못한 전방위적 협상(all-the-weapons-for-all-the-sanctions deal)과 달리 이 같은 '미니딜(스몰딜)'은 공화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겠지만 (비핵화) 진전을 위한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 이 같은 접근법은 교착상태로 종종 이어졌는데, 그것은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재고에 대한 검증 가능한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선 "양국 간 정치 관계의 근본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북미 관계 모색=그는 구체적인 방법과 관련, 평화선언과 인권 대화, 안보 보장, 핵 무기·물자·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선언으로 관계 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사만다 파워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언급하며 "인도주의에 초점을 맞추는 이들 관리들이 외교를 좌지우지한다면, 이 같은 정치적 접근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 석좌는 "한국과 중국 정부는 정치적 해결의 일환으로 평화선언 추진을 지지하겠지만 인권에 대해 북한을 너무 심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주저할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이 평화선언과 제재 완화라는 바구니(북한이 원하는 것)를 인권 바구니와 함께 논의될 수 있는 포괄적 해법으로 이것을 제시한다면, 김 위원장도 대화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고 봤다.

◇위협감소와 군비통제 협상=차 석좌는 "정치적 관계 이후, 협상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프로그램을 장기간 포기하는 틀을 마련하는 쪽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회담은 단기적으로 위협 감소와 군비 통제(arms control)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같은 접근법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전례는 없지만 냉전시대 군축회담에서 선례가 있다"고 전했다.

차 석좌는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합의들을 검증 가능한 선언과 궁극적 비핵화의 길로 가는 중간 단계로 설정해야 한다"며 "한국과 중국은 핵없는 한반도라는 궁극적 목표를 대체하지 않는 한 이 같은 접근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굳건한 한미동맹=그는 관여 전략은 "힘이 뒷받침될 때 가장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한일 방위비 분담금 조기 협상, 군사대비 태세 훈련 강화, 미사일 방어 및 정보 협력 확대 심지어 공동 타격 능력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차 석좌는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는 즉시 대북 초강경파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며 "미국이 무조건적으로 비핵화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감안할 때 비현실적이고, 지역적 지지가 부족하며, 또 여러 차례 비생산적임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단계적(incremental) 조치가 수반되는 정치적 전략은 불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전의 접근법은 효과가 없었다"며 "미국이 전략없이 오래갈수록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환벽하게 갖추게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