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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동남권신공항 특별법' 속도전…PK 자체 법안 준비, TK '반발'

與 '동남권신공항 특별법' 속도전…PK 자체 법안 준비, TK '반발'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해신공항 검증 후속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與 '동남권신공항 특별법' 속도전…PK 자체 법안 준비, TK '반발'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국무총리 산하 검증위원회가 김해 신공항 사업을 사실상 백지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검증 결과를 발표하자 가덕도를 대체 후보지로 기정사실화하며 특별법 제정 등 '속도전'에 나섰다.

2028년을 가덕도 신공항 완공 시점으로 하고 부지 검토,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절차를 모두 건너뛰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여당은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하며 신공항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도부뿐 아니라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지역(PK) 정치인 사이에 의견이 갈리면서 특별법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PK 지역은 자체 특별법을 내기로 했으나 TK측은 가덕신공항 자체에 대해 반대 기류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신공항 부지를 '가덕도'로 명시하는 특별법 추진과 관련, "법적인 절차를 지키면서 건설일정을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는 합법적이고 신속한 방법은 특별법을 통한 것이 합리적"이라며 "현실적으로 가덕도 이외에는 대안 부지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최대한 신공항 건설 일정을 당길 수 있는 방법 중에 특별법이 가장 효율적인 판단이라고 보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이뤄 특별법이 통과되면 '선거용'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다는 포석이다.

민주당은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당내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도 설치했고 이 특별법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에 올리겠다고도 했다.

앞서 전재수 의원 등 부산·경남(PK) 의원들이 이른바 '신공항 패스트트랙법' 사전 작업을 마쳐둔 상태여서 특별법은 이달 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PK 민심을 의식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군과 대구·경북(TK)에 기반을 둔 의원들이 이견을 보이며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내년 보궐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둔 상황이다보니 여당의 신공항 특별법 추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당차원의 '신공항 지원 특별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부산시민들이 염원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서 정부와 여당의 의지와 이를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검증위의 결정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냈다.

이는 국민의힘 지도부 전체의 의견은 아니지만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가장 밀접한 부산시당의 의견으로, 여당의 특별법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야권 부산시장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은 남부권 전체의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비록 선거를 의식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 해도 탓하지 않겠다. 그만큼 부산과 남부권은 절박하다"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긍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는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7일)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그런 식으로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해버리면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 아닌가. 그렇게 되면 부울경쪽에서 얘기하는 가덕도 공항에 대한 강구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 스스로 내년 서울·부산 보궐선거 승리를 '마지막 성취'라고 밝힌 만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바라는 부산 지역 민심을 다독이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 덕을 보려고 변경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며 김 위원장과 이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