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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낮은데 또 내려?" 요구불예금 금리 인하에 고객 불만

수시입출식 예금금리 줄줄이 내려
시중은행, 금리 0.10%까지 낮춰
저금리 장기화로 자금 알아서 몰려
새로운 수익원 부상에 배짱 행보

"이미 낮은데 또 내려?" 요구불예금 금리 인하에 고객 불만
국내 시중은행들이 수시입출식 저축예금의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시중에 풀린 대규모 자금이 수시입출식 상품에 몰리는 만큼, 금리 인하를 통해 손쉽게 수익성을 높이려는 은행들의 배짱 행보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일반 예적금 보다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 예금의 금리를 추가로 내리냐"는 불만이 고객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올 들어 수시입출식 저축예금의 금리를 차례로 인하했다.

■수시입출식 상품 잇단 '금리 인하'

가장 최근에 수시입출식 저축예금의 금리를 내린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저축예금과 MMDA(기업용) 금리를 인하했다.

저축예금의 경우 평균잔액이 5000만원 이상이면 현 0.15%에서 0.05%포인트 인하한 0.10%로 금리를 낮췄다. 5000만원 미만일 경우 현 0.10%로 동일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실세금리를 반영한 금리 변경"이라며 "다른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올 초부터 수시입출식 저축예금 금리를 인하해왔다.

실제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저축예금 금리를 0.10%로 낮췄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7월 일부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금리를 조정하는 행보를 보였다.

■ 수시입출식 상품으로 수익 챙겨

하지만 수시입출식 예금 금리를 인하한 것은 흔치 않다는 평가다.

일반 정기 예적금과 달리 워낙 금리가 낮게 설정돼 굳이 금리를 손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저금리 장기화에 수시입출금 상품으로 몰리는 유동성 자금이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금리 장기화로 대부분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연 1% 안팎에 그친 상황에서, 그나마 고객이 원할때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수시입출식 상품으로 시중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최근 수시입출식 상품 규모는 이례적인 급증세를 보여왔다.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552조5864억원으로 전달(536조6678억원) 보다 15조여원 가량 급증했다.

지난 10월(549조7283억원)에는 전달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규모는 55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규모 시중자금을 보유하면서 가뜩이나 저금리인 상품의 금리마저 인하한 것은 '얌체 운영'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높은 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주지 않더라도 알아서 시중 자금이 몰리는 만큼 마다할 필요가 없다.


사실상 수시입출식 예금은 0%대 금리인만큼 고객이 돈을 가져가더라도 은행의 이자 지불 부담은 거의 없다. 이는 곧 은행의 수익성과 예대마진을 높이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 상품은 조달 비용이 거의 없는 저원가성 예금인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많이 확보할수록 이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