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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동맹중시' 中 시진핑 방한설…몸값 높아진 한국

美 바이든 '동맹중시' 中 시진핑 방한설…몸값 높아진 한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민선희 기자,최소망 기자 =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 46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은 한미동맹 재건에 나서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설이 나오는 등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몸값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불과 한 달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 철수를 연계해 압력을 행사하고, 중국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수상 소감을 구실로 한국 때리기와 한국전쟁 왜곡에 나설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패싱(passing·무시)이 아닌 배싱(bashing·때리기)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이든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불과 나흘만인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에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공원을 찾아 한국전 참전기념비에 헌화했다. 이를 두고 한미동맹의 가치를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인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또한 17일 여시재와의 대담에서 "한반도 분단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한국 국민이 만들어 내야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반도 문제에 관해 지도하는 역할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의 주도권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달 전에는 다른 분위기였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내들며 증액을 압박하고, '주한미군의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를 SCM 공동성명에서 뺄 것을 주장하는 가하면, 전시작전권 전환 또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찬물을 끼얹었다. 당초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까지 미국 측의 요청으로 돌연 취소됐다.

미 정가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의 가치를 '거래의 관점'에서 보는 트럼프 행정부와 다를 것이라며 한미 동맹 재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중국도 한국을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이 취소되자 한국 방문을 무기 연기한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왕 부장이 이달 말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 중으로 24~25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에서는 시 주석의 연내 방한설이 나오고 있다.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한중 관계를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왕 부장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연내로 추진되고 있는 시 주석의 방한 일정 조율이 최우선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경색됐던 한중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왕 부장이 방한·방일 일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미루어 한중일 정상회담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바이든 당선자 앞에서 한중일 협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을 중심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면서 한반도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시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중 갈등 국면에서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