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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파 '가덕도법' 독자행보에 야 '부글부글'…비영남권 "멍청한 짓"

PK파 '가덕도법' 독자행보에 야 '부글부글'…비영남권 "멍청한 짓"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해신공항'과 관련 부산 의원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의 전략에 말려 적전분열을 불러올 뿐 아니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사건마저 수면 밑으로 가라 앉게 하는 '이기적'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 15명 전원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내놨다. 법안은 가덕도 신공항 '신속 추진'에 방점을 찍고 Δ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Δ패스트트랙 도입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들은 가덕도 신공항으로 가는 것이 부산 민심이며 내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가덕도에 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차원에서 가덕도 공항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빠른 행보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만큼 어느 정도 이해 할 수도 있지만 당 지도부 혹은 대구·경북 의원들과 상의 없는 독자 행동에 불만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부산 의원들은 당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한다고 해도 결국 공은 정부·여당 몫으로 돌아가고, 이 과정에서 당내 갈등은 성추행 혐의로 궁지에 몰린 여당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비 영남권 3선 의원은 부산 의원들의 특별법 발의를 '멍청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성추행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시장에게 10조원짜리 변호사를 사게하는 행위다. 멍청한 짓"이라며 "당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검증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는지 살피고 그 후에 입지와 관련한 논의를 해도 충분하다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당 내홍으로까지 흐르는 김해신공항 논란은 여당의 표적이 되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1일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과 TK(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충돌한 것과 관련해 "분란은 혼란을 초래할 따름"이라며 "무책임한 야당의 언행 앞에 국민의 실망과 한숨만 깊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당 소속 지자체장의 성추행 파문에 따른 정권·여당의 심판 의미가 강했던 선거가 자칫 영남권에 대한 야당 내부의 시각차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으로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과 연말 예산안 정국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하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까지 겹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