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법적책임 서로 미루는 조주빈 일당…"부따, 좋아서 한것"(종합)

강훈, 성착취 영상물 제작·판매·유포 혐의 "'갓갓'보다 자극 영상 만들려 인증하게해" "검찰이 조사중 '브랜드하자' 제안해" 주장

법적책임 서로 미루는 조주빈 일당…"부따, 좋아서 한것"(종합)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성 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부따' 강훈이 지난 4월17일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4.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고가혜 기자 = 공범인 '부따' 강훈(19) 재판에 나온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제가 미룰 책임이 없는 만큼, 제가 '부따'로부터 떠안을 책임도 없다"며 "서로 좋아서 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2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훈의 7차 공판을 진행했다.

강훈은 조주빈의 공범 가운데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됐다. 강훈은 조주빈을 도와 박사방 관리 및 홍보,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의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첫 공판에서 강훈 측은 "음란물을 보려다 조주빈 협박에 이끌려 이 사건에 가담하게 됐다"며 성착취 영상물 관련 범행은 조주빈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증인으로 나온 조주빈은 다른 취지의 증언을 했다.

조주빈은 공범들에게 수고비와 교통비 이외 명목으로 돈을 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재판부가 '강훈에게 더 많이 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조주빈은 "방 운영을 맡기기도 했고 각별한 사이였다. 더 신뢰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재판부가 '당시 돈이 성착취물에 의한 것인지 얘기한 적 있나'고 질문하자 조주빈은 "할 필요가 없었던 게 다 아는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증인신문 내용에 따르면 강훈은 박사방 사건 전 지인 능욕 사건으로 조사를 받을 당시 조주빈에게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주빈은 "최초에 저한테 말한건 박사방 사건이 아니라 지인 능욕 사건"이라며 "(강훈이) '이것도 너가 시킨 걸로 해줘라. 박사야'라고 해서 '그건 안 믿을 것 같다'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운영권은 모두 전적으로 저한테 있다. 그런데 '부따'에게 제가 미룰 책임이 없는 만큼, 제가 '부따'로부터 떠안을 책임도 없다"면서 "서로 좋아서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적책임 서로 미루는 조주빈 일당…"부따, 좋아서 한것"(종합)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지난 3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또 조주빈은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펴 인증하게 하거나 '박사님, 저는 노예입니다'는 말을 하게 한 것이 성착취 대화방 시초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4)의 영상보다 더 자극적이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주빈은 "제가 '갓갓'이라는 별개의 촬영물을 접한 상태였고, 뒤늦게 나타난 저로서는 어떻게 관심받을까 고민했다"며 "돈을 수취하려면 더 자극적인 사람으로 비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물이 내가 더 엄청난 게 있다고 인식시키고 싶어 그런 것"이라며 "'갓갓'의 영상물이 유명한 상황에서 이거보다 자극적으로 비쳐야 하지 않을까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주빈은 앞서 했던 "음란물을 브랜드화하려 했다"는 증언을 번복하기도 했다. 앞서 조주빈은 공범 한모(27)씨 재판에서 "성착취 영상을 일종의 브랜드화하려 했었다"고 증언했었다.

하지만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새끼손가락 피게 한 건 제가 만든 촬영물이란 걸 알리는 거였지만, 브랜드화하려고 기획한 게 아니다"며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앞으로 '새끼손가락 브랜드화하자' 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증인신문에서 그렇게 얘기하니 '검사도 경악했다' 이렇게 기사가 나갔던데, 검찰이 제시한 걸 갖고 제가 얘기한 걸로 돼 억울하다"며 "분명 수사기관이 제시한 개념인데 제가 창조한 거로 돼서 동의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강훈의 8차 공판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날 변론이 종결될 예정이다.

강훈은 조주빈과 공모 후 협박해 아동·청소년 2명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5명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배포·전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성인 피해자 26명의 성착취물을 배포·전시한 혐의 등도 받는다.

또 강훈은 조주빈을 필두로 한 박사방 범죄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검찰은 조주빈 등이 박사방을 통해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물 제작·유포, 수익금 인출 등 유기적인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했다고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gahye_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