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카페 다이어리 대전' 수요공급 불일치
웃돈 거래, 프리퀀시 리셀링 등 부작용 지속돼
커피전문점 이디야에서 공개한 2021 다이어리 세트. 자료제공=이디야커피.
[파이낸셜뉴스]
#1 "커피전문점 음료 15잔 마시고 다이어리 받는 행사가 끝났대요. 너무 빨리 끝나서 기가 막혀요. 차라리 다른 카페에서 10잔 마시고 다꾸 다이어리 받겠어요."
#2 "내년도 커피전문점 프리퀀시 팔아요. 하양이 1000원, 미션(빨강이) 1500원에 판매합니다."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가 인기를 끌면서 웃돈 팔기·음료 사재기 등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다꾸족(다이어리 꾸미기족) 증가에 굿즈 열풍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다이어리 대란이 다이어리 증정 시즌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한 커피전문매장 관계자는 "다이어리 이벤트가 조기 종료됐다"면서 "재고가 없어 다이어리를 구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커피전문점은 이달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다이어리세트 증정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작 2주도 안 돼 물량 소진으로 조기에 이벤트가 종료됐다.
이 커피전문점 이외의 다른 커피전문점도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대부분 시즌 메뉴를 포함해 10여잔의 음료를 사면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음료를 마시지 않더라도 따로 돈을 내고 다이어리만 살 수도 있다. 특히 다꾸족을 겨냥한 연계 상품들도 여럿 출시됐다.
다꾸족에게는 '득템'의 기회이지만 열풍의 부작용도 있다. 중고시장에서 돈을 받고 프리퀀시를 교환하거나, 웃돈에 한정판 다이어리를 되파는 등 프리퀀시 및 다이어리를 통한 리셀링이 대표적이다. 수요는 높은데 한정 수량만 공급되면서 발생하는 수급불균형의 부작용이다.
1인당 참여 횟수에 제한이 없어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커피전문점은 다이어리 이벤트를 1인당 1회로 제한했지만 다른 커피전문점의 경우 1인당 참여횟수에 제한이 없어 계속해서 참여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소진임박 알람을 보고 아침부터 카페에 갔다. 결국 프리퀀시를 완성해서 받았는데 스스로 한심하기도 하고,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한정판에 목숨을 걸게되는 것 같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음료 산 돈이 아깝지 않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현재 대형 커피전문점에서는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올 여름 스타벅스에서 서머 레디 백 등을 e-프리퀀시 증정품으로만 제공하면서 이른바 '서머 레디 백 대란'이 벌어졌다. 당시 서울 여의도 한 매장에서는 음료 수백잔 사재기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갈무리.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