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포털, 중국 파오차이와 김치 구분해 별도 설명
중국 파오차이와 한국 파오차이를 명확히 구분한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양국 사이의 김치 논란에 ‘모르쇠’로 대응했다. 대신 양국의 우호를 강조했다. 민감한 사안에 어떤 형태로든 확정적인 답변을 하는 것은 논란을 가중시키거나 한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 언론이 한국 음식인 김치의 기원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방면에 논쟁이 있었느냐. 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중간에 협력과 공유할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우호 관계로 대신했다.
주요 외신은 질문에서 파오차이(泡菜)가 아니라 ‘한국 음식인 김치’라고 분명히 했다. 화 대변인 입장에선 이미 중국 관영 매체가 파오차이와 김치를 동일시하며 국제표준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에 김치나 파오차이 어느 한쪽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의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선 상태에서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중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의 매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다. 국제문제를 주로 다루며 인민일보 대신 민감한 외교 사안에서 정부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치 논란은 중국 내에서도 1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중국의 대표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뉴스를 검색해보면 쓰촨성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고 한국이 반발한다는 기사가 수십 개 올라와 있다.
또 바이두 백과사전에는 3일 안에 먹을 수 있는 중국 파오차이와 ‘발효식품’ 한국 김치를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여전히 적혀 있다.
중국 파오차이의 주요 생산지인 쓰촨의 지역 신문도 파오차이의 역사와 요리법, 파오차이에 대한 쓰촨 주민의 애정 등을 담은 장문의 기사를 이날 내보냈다.
반면 영국 공영 BBC방송은 전날 ‘김치, 한국 문화 갈등을 발효하다’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제조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오보’(false report)에 한국이 퇴짜를 놨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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