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서초구 한 식당 문에 붙어있는 '마스크 착용' 안내 스티커. /사진=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개 장사를 하다보면 '바닥을 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 바닥이 어디까진지 모르겠어요." (서울 성북구 A카페 업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식당에서는 출입명부 작성이 필수다. 그러나 명부 작성을 요구하는 업주에게 "이러면 손님 안 온다"며 으름장을 피우는 '진상 손님'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일반 식당은 밤 9시 이후로 매장 내 취식은 불가하다. 오로지 포장 또는 배달로 영업이 가능하다. 카페에서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매장 내 착석이 금지되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헬스장에서는 샤워 등이 금지된다.
방역당국이 이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지침을 발표했지만 일부 이용객들의 몰지각한 행동은 이어지고 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B씨는 "헬스장 내 샤워금지라고 락커룸에 크게 써붙여 놓고, 혹시라도 샤워하는 이용객들이 있을까봐 온수를 꺼뒀다. 그런데도 그 와중에 찬물로 샤워하는 이용객이 있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만약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업장도 피해를 입게 되는데 정말 말문이 턱 막히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출입명부 작성을 두고 손님들과 씨름을 하고 있다. 식당 매장 이용시 QR코드 인증 또는 명부 수기작성을 해야 하는데 이를 요청하면 일부 손님들은 오히려 역정을 내서다.
식당 운영업자 C씨는 "매장 이용객들에 출입 명부를 철저하게 받고 있는데, 명부 작성을 요청하면 화내고 소리지르는 손님들 탓에 진이 다 빠지고 손이 다 떨릴 때가 있다"며 "협조 안 해주시면 식사 제공이 어려워 나가달라고 했더니 '장난치냐' '놀리냐'며 더 화를 내고 소리치더라"면서 격분했다.
또 다른 식당 업주는 "QR코드 인증을 해달라고 했더니 휴대폰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출입명부 수기 작성을 요청했더니 일행 중 한 명만 적겠다고 고집을 피웠다"며 "진짜 이 시국에 정부에서 시행하는 건데 귀찮다는 듯 '너희 가게만 까다롭게 구냐'는 손님들을 맞닥뜨리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방역지침에 따르면 전자출입명부나 출입 명부 작성은 출입자 모두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부 업장에서는 여러 이유로 '외 1인' 또는 '외 2인' 형식으로 수기를 받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업주들에게 철저한 출입자 명부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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