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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건, 내일 마지막 방한…北에 '대화복귀' 메시지 주목

美 비건, 내일 마지막 방한…北에 '대화복귀' 메시지 주목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의 회동에 이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연쇄 회동에서 발언하고있다. 2020.7.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8일 한국을 방문한다. 비건은 부장관이자 대북특별대표로서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방한에서도 북한을 향해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7일 외교부는 비건 부장관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초청으로 오는 8~11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9일 최종건 1차관과 한미외교차관회담을 갖고, 한미관계 전반과 역내·글로벌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국장급 협의체 '동맹대화' 신설 논의 등 양자 현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비건 부장관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다.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비건 부장관은 한국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과 인도태평양 전역의 지역 안보·안정·번영을 위한 공동의 약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과 관련해 지속적인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내년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서는 것을 고려하면,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부장관이자 대북특별대표로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건 부장관은 2018년 8월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이후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하면서도 대북특별대표를 겸임하는 등 북미협상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이에 따라 비건 부장관은 방한해 물리적인 대북 접촉을 추진하기보다 지난 2년간의 북핵협상을 정리하고, 미 행정부 교체 시기에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8월 방한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할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를 임명하면, 그들은 그 순간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북미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북한은 당분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주시하며 내년 1월 당대회까지 새 대외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중심이 돼 대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는 미국 신 행정부로의 (북핵)정책 승계에 관한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향후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의 과제는 상황 관리"라며 "(미 행정부 교체기라는) 과도기에서 도발로 갈 수 있는 요소를 줄이고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도 기존 트럼프 행정부의 공을 신 정부에 잘 넘겨줘서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신 행정부가 비건 대표의 후임을 조기에 임명해 발표하도록 하는 등 미국이 북핵 협상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에 오간 서한의 내용을 검토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대화를 외교안보 사안의 '우선 순위'에 올려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비건 부장관과 대표단은 오는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격려만찬을 갖는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그간 비건 부장관 등 미측이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해준 것을 평가하는 한편 앞으로도 미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