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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지점 설립땐 亞금융벨트 완성… 글로벌 경쟁력 확대" [금융리더에게 듣는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싱가포르, 홍콩 대체할 새 금융허브
대기업·투자금융 등 수익창출 기대
AI·빅데이터 기반 인프라 구축
‘언택트 금융비서’ 역할 할 것

"싱가포르 지점 설립땐 亞금융벨트 완성… 글로벌 경쟁력 확대" [금융리더에게 듣는다]
KB국민은행이 내년에 싱가포르 지점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통해 KB국민은행이 싱가포르-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를 아우르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그간 KB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중 유일하게 싱가포르에 진출하지 않았다.

3연임에 성공한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은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업전략을 밝혔다.

■싱가포르 진출로 '亞금융 벨트' 완성

이날 허 행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파이낸셜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기업투자금융(CIB) 사업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 등 핵심지역 내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는 글로벌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싱가포르는 최근 정세가 불안해진 홍콩을 대신할 수 있는 동남아 금융 허브로 꼽힌다. 대기업 금융과 투자 금융도 활발해 소매금융(리테일)에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수익 창출도 기대해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 상반기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점 설립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 지점이 설립되면 국민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 금융사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에 이어 8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돌입한 상태다. 이달 중 미얀마 현지법인을 설립해 국민은행만의 주택금융과 디지털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진화된 주택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건전성 관리와 수익창출 병행

허 행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 역성장에서 벗어난 3.1%로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사태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내년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만큼 '건전성 관리'와 '핵심 성장 사업 부문의 수익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상용화 시기나 효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경기회복 과정에서 경제지표가 기저효과로 인해 높은 증가율을 보일 수 있지만 총량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추세로 회복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순이자마진(NIM) 축소는 불가피한만큼 조달비용을 관리해 이자이익부문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투자은행(IB)사업과 자산관리(WM)·자본시장·글로벌 등 핵심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부실기업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지금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는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 능력에 따라 은행의 경영성과가 달라질 것"이라며 "상시 모니터링은 물론 취약 부문과 이슈 산업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정교하게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고객의 '언택트 금융비서' 구현 목표

허 행장은 언택트시대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을 마련하는데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일환으로 KB국민은행은 허 행장 주도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 기반의 금융인프라 구축 사업(전산시스템)인 '더 케이(The K) 프로젝트' 도입을 완료했다. 그는 "더 케이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된 모바일에 최적화된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면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원이 고객 한 명 한 명을 관리해 주는 수준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택트 금융비서'를 구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