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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국회 재현되나…공수처법 두고 삿대질에 고성 아수라장

국민의힘, 오전부터 법사위 회의장에 전 의원 소집 의원 50여명 모여 피켓 들고 구호 제창하며 시위 소위선 김도읍 고성…與 김용민 "왜 폭행하나" 주장 주호영 등 일부 의원 회의장 난입에 법사소위 정회 오후 회의 참가하는 與 의원 가로막고 野 삿대질

동물국회 재현되나…공수처법 두고 삿대질에 고성 아수라장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7일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입법 강행에 맞서 국회 법사위 회의실 앞에 집결해 규탄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법안심사1소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뚫고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문광호 최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 절차를 밟기 시작한 가운데 7일 국회는 지난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동물국회'를 방불케 했다. 민주당의 단독 법안 처리에 맞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에 난입하는가 하면 법안 의결 과정에서는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국민의힘이 공수처법 저지를 위해 의원 전원을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으로 소집했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여당에서 오늘 중으로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등 법안 날치기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며 "의원님들께서는 금일 오전 9시30분까지 본관 4층 법사위 회의장 앞으로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 50여명은 법사위 회의장 앞 복도 양쪽으로 길게 대열을 맞추고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 대열에는 국민의당 의원들도 동참했다.

피켓에는 '의회독재 공수처법 규탄' '민주주의 유린 공수처법 저지' '친문 게슈타포 공수처법 OUT' 등의 문구가 새겨졌다. 이들은 "민주주의 유린하는 공수처법 철회하라" "의회독재 친문독재 공수처법 규탄한다" "권력비리 방탄목적 공수처법 막아내자" "입법독재 국회 파괴 민주당은 각성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날치기 시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등 정의당 의원들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를 위해 법사위 회의장을 찾으면서 긴장감이 흘렀지만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번갈아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가 의장 주재 회동에서 공수처장 후보를 협의를 통해 추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시위는 소강국면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도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동물국회 재현되나…공수처법 두고 삿대질에 고성 아수라장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주호영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406호에서 공수처법 설치·국정농단 의혹 규명 특별검사 임명·상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다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비공개 회의를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7. photo@newsis.com
사태가 급진전된 것은 곧 끝날 줄로 알았던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고성이 들리면서부터였다.

법사위 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민주당이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야당 없이 단독으로 처리하고 곧이어 공수처법을 상정하자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등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김도읍 의원이 "의결 안 한다고 약속했지 않나"라고 소리를 지르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반말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김남국 의원도 "소리 지르지 마시고"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또 "김도읍 간사님, 왜 폭행을 하나"라며 "검사 출신이 폭행인지 모르나"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도 "방금 의자를 그렇게 흔들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 의결을 저지하기 위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신청했다. 이 때 긴급히 연락을 받고 온 주호영 원내대표가 법사위 회의실에 들어왔다.

주 원내대표는 "이렇게 해서 되나"라며 "힘 있다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하는 건가. 원내대표들끼리 논의하고 있는 과정에 이게 뭔가"라고 따졌다.

이어 "밖에 카메라 들어오라고 연락하라"라며 "들어와서 취재할 것 취재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구호를 제창하던 국민의힘 의원들 10여명이 법사위 회의실로 들어가면서 백 의원은 그대로 소위를 정회했다.

동물국회 재현되나…공수처법 두고 삿대질에 고성 아수라장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공수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농성을 진행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로 향하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막아 서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0.12.07. photo@newsis.com
충돌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오후 2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최대한 농성 ▲오는 9일까지 로텐더홀 철야 ▲9일 본회의서 필리버스터 등 3가지 사항을 결의하고 곧바로 법사위 회의실로 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오후 3시 예정된 법사위 법안소위 참석을 위해 회의실로 입장하자 단체로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최승재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하는 통로로 향해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최 의원의 항의에 진로를 막히기도 했다.

최 의원은 김남국 의원을 향해 "지금 뭐라고 했나. 아침에 뭐라고 했나. 누가 먼저 뭐라고 했는데"라고 따졌다. 이에 김 의원은 "어디서 삿대질인가. 의원님, 이러시면 안 된다.
예의 있게 하셔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시위에도 오후 법안소위에서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된 정무위 전체회의,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시위를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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