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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필리버스터 종료…여야 "법이 그렇다" "법 짓밟고 운운하나" 고성

첫 필리버스터 종료…여야 "법이 그렇다" "법 짓밟고 운운하나" 고성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의 첫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은 첫 주자로 나선 김기현 의원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격려와 여당 의원들의 야유가 뒤섞였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8시50분쯤 본회의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시 야당의 거부권을 없애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이를 저지하는 연설을 위해 오후 9시께 단상에 올랐다.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한번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고,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산발적으로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자리를 지켰다.

오후 9시10분쯤 김 의원이 헌법 1조를 인용해 "대한민국은 문주공화국(문재인+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문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빠들로부터 나온다"고 말하자 여당 쪽에서는 처음으로 고성이 터져나왔다.

지난해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공수처법을 추진할 때 민주당 일각에서 나왔던 공수처 출범 반대의견을 김 의원이 소개하자 장내 소란은 정점에 달했다.

특히 과거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발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추천 위원이고, (최종 후보를 추리기 위해서는) 6명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에게 절대적 비토권이 있다'는 부분이 언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저런 사람이 무슨 국회의원이야"라고 소리쳤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적당히 해", "뭐하는 거야"라고 맞받았고, 야당은 "얘기하면 장단은 좀 맞춰달라"고 웃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를 비판한 조응천 민주당 의원에 대해 "조 의원에게 미안하다. 또 금태섭 전 의원같이 될까 겁이나서 (이 자리에서) 소개할지 말지 고민했다"고 하자 장내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일부 여당 의원들은 자리를 뜨기도 했다.

또한 여당 의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법이 그렇다"고 외쳤고, 야당 의원들은 "법을 짓밟고 나서 무슨 법을 운운하냐"며 맞받았다.

김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장관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우자 야당 의원들은 "추미애 사퇴"를 외쳤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밤 12시 자동 종결됐다.
국회법은 회기 종료시 필리버스터도 함께 종결된다고 규정하는데 이날은 정기국회 마지막날이었기 때문에 3시간여 진행되는 데 그쳤다.

필리버스터가 끝난 밤12시 바로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며 김기현 의원을 향해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힘은 임시국회가 개의하는 다음날(10일)부터는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종료 표결이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밤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