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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제주흑우, 영양학적 특성 일본 ‘와규’보다 월등

박세필 제주대 연구진, 유전학적·영양학적 특성 처음 입증
와규보다 불포화지방산·글루타민·올레인산 높아 풍미 좋아
제주 6차산업과 연계…대량생산 통해 지역경제 활력 기대 

‘토종’ 제주흑우, 영양학적 특성 일본 ‘와규’보다 월등
박세필 제주대 교수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흑우가 일반 한우·일본 와규와는 다른 독특한 유전학적 특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대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토종 제주흑우가 일본 와규(和牛)와는 다른 독특한 진화론적·유전적 특성을 지녔으며 영양학적으로도 다른 품종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 박세필 교수(분자생명공학전공·축산물 고품질 생산관리 연구센터장) 연구진은 10일 학내 공동실험실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흑우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처음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농식품기술융합창의인재양성사업인 ‘제주흑우 대량 증식 및 산업화’ 과제의 연구책임자다.

박 교수 연구진은 유전체 정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일반 한우와 국내산 젖소뿐만 아니라, 일본 와규, 앵거스·홀스타인과 같은 서양의 주요 품종과의 비교 분석을 통한 제주 흑우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추진했다.

‘토종’ 제주흑우, 영양학적 특성 일본 ‘와규’보다 월등
천연기념물 제546호 '제주흑우' [제주도 축산진흥원 제공]

제주흑우는 국내 고유 품종으로 내륙흑우·칡소·백우와 함께 2012년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에 등록됐고, 2013년 7월 국가지정 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2013년 10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각 지역의 토종음식과 종자를 찾아 등재하는 슬로우 푸드 국제대회에서 ‘맛의 방주(Ark of Taste)’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교수는 제주흑우에 대한 유전적 특성 연구 결과, 일반 한우와 일본 와규와는 유전적 특성이 다르고, 제주도 환경에 적합하게 적응해 다른 품종들과 차별된 독특한 유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영양학적 특성 연구를 통해 불포화지방산이 62.23%로, 한우(54.75%)·와규(49.9%)보다 풍부하고, 면역력 강화와 관련된 아미노산인 글루타민 함량도 29.67%로, 한우(18.73%)·와규(25.76%)보다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불포화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이 불가능하며, 외부에서 반드시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 지방산’ 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에 쌓일 염려가 적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것을 막아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글루타민은 암모니아처럼 우리몸에 쌓일 수 있는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소화기능을 상승시키고, 면역 기능을 보조한다.

이와 함께 제주흑우는 감칠맛과 풍미 증진과 관련된 기능성 물질인 올레인산(Oleic acid) 함량도 55.1%로, 한우·와규(49% 내외)보다 높게 나타났다.

‘토종’ 제주흑우, 영양학적 특성 일본 ‘와규’보다 월등
제주흑우는 서양 주요 품종인 앵거스, 홀스타인뿐만 아니라 한우와 일본 와규 등과 진화트리가 확연하게 다른 독립된 분지를 형성해 독특한 유전적 진화트리를 이루고 있다. [제주대 제공]

박 교수는 “개체 수가 적은 제주흑우의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근친을 피할 수 있도록 개발된 교배 프로그램인 윈도우 웹을 활용하고, 올레인산 함량을 활용한 육질 특화 항목을 육성해 규격화된 고품질 제주흑우의 대량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연기념물인 제주흑우는 그동안 일본 와규를 포함해 다른 품종과의 정체성 혼란을 밝힘과 동시에 유전학적·영양학적 측면에서 제주에서만 서식하고, 차별된 특성을 지닌 한우의 한 품종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제주흑우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1차산업과 가공·제조 2차산업, 체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3차산업까지 아우르는 제주의 6차산업과 어우러져 지역사회의 수익증대뿐만 아니라, 관련 농식품 기술융합 창의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두 연구 결과는 각각 관련 분야 국제 학술저널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