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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책 공개수배" 행안부, 현상금 5000만원 [재미있는 행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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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책 '도전. 한국' 시행
포상금 총 2억5천만원 마련
컨설팅·기술지원·R&D 지원

"상금이 많이 걸려있는 만큼 우리가 내는 아이디어의 퀄리티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소 노인층의 정보격차에 관심이 크던 이규환, 권지연씨는 '지꾸를 구하자'라는 이름의 팀을 꾸려 행정안전부가 올해 처음 시행한 '도전.한국'에 참여했다. 이들은 고령층의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사용 편의를 위해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를 내놔 포상금 3000만원을 타냈다.

'도전.한국'은 국민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는 점은 그간 정부가 진행해온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 가지가 달랐다. 바로 문제해결책에 '현상금'이 걸렸다는 점이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1회 도전.한국에서 사회 문제 해결 아이디어 총 25개가 선정됐다 도전.한국은 과감한 보상을 통해 그간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았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야심 찬 계획에서 시작됐다.

미국 'Challenge.gov'를 벤치마킹했다. 미국은 2010년부터 대국민 온라인 공모 플랫폼을 도입했고, 현재까지 1000건 이상의 과제에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행안부도 포상금 총 2억5000만원을 마련했다. 과제마다 1000만~5000만원의 '현상금'이 내걸린 것이다. 아이디어 숙성을 위한 컨설팅, 기술지원, R&D 사업 연계 등 정책화도 지원한다. 여기 투입되는 금액만 7억원이다.

올해 최고 상금 3000만원의 주인공인 '지꾸를 구하자'의 팀원 이규환씨는 "테스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사용방법을 영상으로 찍어서 소개했다"며 "포상금이 걸린 만큼 구체화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사전차단 ARS 서비스'로 2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은 참가자 A씨 역시 "통신사 근무 경험으로 인해 아이디어는 항상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명시적인 포상금이 제시된 덕분에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해양 침적 쓰레기 제거 방안' '동물등록 활성화 방안' 등에 총 1억95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심사 과정에 참여한 성균관대 김범준 물리학과 교수는 한 가지 문제 해결에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된 것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아이디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개진했다"며 "간단하지만 아주 참신한 아이디어부터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아이디어까지, 굉장히 폭넓었다"고 평했다.

행안부는 내년에도 도전.한국을 이어갈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후속지원과 정책화 연계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