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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4시간47분 필리버스터..“국정원법, 출발이 잘못됐다"

"국회, 소수 의견에 대한 존중은 별로 보지 못했다"

조태용, 4시간47분 필리버스터..“국정원법, 출발이 잘못됐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마치고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0.12.11/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조태용 국민의힘이 11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세 번째 주자로 나서 4시간47분 동안 반대토론을 펼쳤다. 국가정보원법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외교부 제1차관 출신인 조 의원은 먼저 “지난 5월30일 개원하고 여의도에서 일 한지 6개월이 조금 넘었다.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제가 오기 전 국회는 국회법 등도 있지만 오랫동안 쌓은 전통과 관행들이 있고 법 못지않게 전통이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개원 협상 과정을 보면 국회의 전통과 관행, 상호 존중 등은 생각보다 굉장히 취약했다는 인상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의견이 갈리면 다수 의사가 작동해 결정하는 것은 어느 민주주의 국가나 입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의사가 존중되는 것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온전하게 하는 것은 소수에 대한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6개월간 여야 협상 과정을 보면 다수에 대한 존중은 많았지만 소수 의견에 대한 존중은 별로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정보원법에 대해서는 “대공수사권, 즉 북한의 간첩을 잡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법은) ‘북한의 간첩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잡느냐, 무엇이 최선의 방책인가’가 아니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밖으로, 경찰로 꺼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렇게 하려다보니 이관을 하는 쪽도, 받는 쪽도 준비가 안 돼 있고, 어떻게 하면 공백을 없애고 바람직한 이관을 하느냐는 답을 정해 놓고 있다”며 “출발이 잘못됐다. 북한의 간첩을 잡는 일이 어떤 방식이 최선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법을 두고 여야는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이 국내 정치 관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3년 간 시행 유예'라는 단서 조항을 붙여서라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공수사권 이관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앞서 첫 번째 발언자로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오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후 3시15분쯤부터 오후 11시59분까지 8시간44분 동안 반대토론을 이어갔다. 두 번째 주자로 김병기 더불민주당 의원은 2시간 동안 찬성토론을 했고, 조태용 의원에 이어 홍익표 민주당 의원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