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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김웅, ‘5시간7분’ 필버.."공수처, 칼날 돼 돌아올 것"

"정부여당, 이해라도 하고 법을 만들어라”
"후회하지 말고 지금 야당과 대화하라"

'검사내전' 김웅, ‘5시간7분’ 필버.."공수처, 칼날 돼 돌아올 것"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1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5시간 7분간 진행했다. 그는 국정원법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여당이 일방 처리하려는 법안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의원은 20여년간 검사로 복무하다가 지난 4.15총선을 통해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이다. 검사 시절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지내며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실무를 담당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57분쯤부터 오후 2시4분까지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그는 바로 직전 주자였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내용 중 일부를 지적하며 반대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홍익표 의원님께서는 필리버스터의 법률상 용어는 ‘무제한 토론’이다, ‘필리버스터가 아니라다’고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데 국회법 검토보고서를 한번 좀 보시고 ‘무제한 토론’이 왜 (용어로) 들어왔는지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사람들이 전부 오토바이라고 하지만 법률 용어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라 한다. 국회법상 '무제한 토론'에 대한민국 모두가 필리버스터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이 필리버스터 토론 주제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국민의힘에 설명하기 전에 2016년 2월의 민주당에 설명하라”며 “당시 은수미 민주당 의원이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할 때 유성기업과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이야기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의제가 어디 있고, 제한이 어디에 있냐’고 이야기 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검사내전' 김웅, ‘5시간7분’ 필버.."공수처, 칼날 돼 돌아올 것"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치고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0.12.11/뉴스1 /사진=뉴스1화상
김 의원은 정부·여당이 검찰개혁을 위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행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검사시절 자신의 경험을 들며 정부·여당이 정확한 상황이나 개념을 모른 채 정책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국회의원을 만나던 시절 한 여당 의원이 ‘검찰은 솔직히 특수수사만 보장되면 불만이 없지 않냐’고 했다. 그래서 제가 검찰의 90%가 형사부 검사다라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논의할 때 정책단 직원이 홍익표 의원을 찾아가 '형사사법제도를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그다음 날 바로 경고가 날아오거나 인사를 가지고 (저보고) '너가 정책단 직원들 인사 책임질 수 있냐'는 말이 나왔다”며 “심지어 여당 의원을 찾아갔다는 이유만으로 대검 기조부장(검사장)이 모 의원실에 끌려가 한 시간 동안 고함을 듣고 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을 찾아가면 상황이 그러니 야당 의원을 찾아가 설명을 했는데 그러자 다음날 신문에 '오만한 검찰 여당 패싱(무시)'이라는 기사가 난다”며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려고 하니 위에 어떤 분이 제가 방송 나가는 거 싫다고 하니 나가지 말라고 했다”고도 밝혔다.

또한 한 청와대 고위 인사는 검찰 공안부가 하는 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 인사가 제게 공안부가 노동사건도 하냐고 물어보더라. 공안부가 처리하는 사건의 90%가 노동 관련이고 나머지 10%가 산재라고 답했다”고 했다.

이어 “양대 노총 법률원이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 양대노총 가입은 고작 10%밖에 안 된다"며 "공안부가 없어지면 노동 사건은 누구도 컨트롤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형사사법절차에서 조항은 늘 최악의 상황으로 작용하는 것을 지난 20년 동안 지켜봤다”며 “이번 법안 처리가 훗날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 반드시 칼날이 돼 돌아오는 날이 있을 것인데 그때 후회하지 말고 지금 야당하고 마음을 열고 정말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들은 과거 민주당이 제가 알고 있던 그 선함과 열정에서 나오는 거라고 저는 도저히 봐드릴 수 없다”며 “저는 누구보다 가장 전면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이 수사권 조정이 누구의 욕망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누구에 의해서 이렇게 왜곡됐는지 제가 가장 정확히 알았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