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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실태조사…사진 유포 협박 피해도

서울시,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실태조사…사진 유포 협박 피해도
[파이낸셜뉴스] 서울시는 14일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현황과 대응 국제 심포지엄'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아동,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조사 결과와 서울시의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발표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시가 초·중·고교생 1607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첫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3명 중 1명(36%)은 메신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낯선 사람에게 쪽지나 대화 요구를 받아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접근한 낯선 사람들은 대부분 또래 아동·청소년들이었다. '나이, 핸드폰 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려달라'(23%)고 요구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쉽게 용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도 10%였다. 낯선 사람에게 대화 요구를 받은 아이들 중 실제 개인정보를 알려준 적이 있다는 응답은 64%에 달했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은 5%였다. 가장 많이 당한 피해는 'SNS나 가족, 친구에게 나의 나쁜 점을 알리겠다'(56%)는 협박이었다. 신체사진이나 성적인 행동을 하는 동영상을 보내라는 협박도 17%에 달했는데, 협박에 못 이겨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낸 경우도 6%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최근 코로나19로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같이 미성년자를 노린 디지털 성범죄 노출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해자가 개인정보를 협박 수단으로 삼아 사진이나 영상물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Online Grooming)'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을 더욱 확대하고 교사와 부모님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추진한다. 또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위험성과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5개 국가의 국제적 연대를 통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의 해법과 국제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사업 △국외 디지털 성범죄 현황과 대응 △종합토론 순으로 총 3개 세션이 진행된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지금의 아동·청소년 세대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까지 많아지면서 디지털 범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실정"이라며 "더 늦기 전에 우리사회가 확실한 예방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