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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쌓은 '쓰레기산' 종이폐기물 30% 늘었다

프랜차이즈업체 일회용품 수거량은 6개월새 2배 급증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고 배달과 택배물량이 급증하면서 정부의 재활용 정책이 무색해졌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시중 음식점들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가정 내 배달 문화가 심화되면서 포장용기 사용도 급격히 늘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정 내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시스템도 여전히 겉돌고 있어 근본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4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재활용폐기물은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플라스틱과 비닐류 폐기물 발생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6%, 11.1% 증가했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매장 내 일회용품 쓰레기 수거현황을 봐도 코로나19 초기인 2월엔 3만6000㎏ 수준에 불과했지만 8월엔 6만1500㎏으로 2배에 가까이 양이 늘었다. 종이물량은 택배 급증으로 1일 발생량이 29.3%나 늘었고, 포장재인 백판지를 생산하는 제지업계도 영업이익이 80%나 급증하는 등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비대면 재택문화 영향으로 치킨과 피자 등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백판지가 많이 팔린 것이다.

이 같은 친환경 역주행 현상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감염 확산을 방지하려고 지방자치단체별 상황에 맞게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운영하도록 했다. 이후 지자체마다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일회용품 사용량은 다시 증가했다.

보다못한 정부는 이달부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다시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를 부랴부랴 내놨다. 환경부는 유통업체와 손잡고 '다회용 포장재 사용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쿠팡 등 유통업체들도 신선식품 배송 시 재활용 백 사용, 재활용 가능한 보랭백 사용 등을 통해 일회용품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늘어난 택배, 배달 쓰레기들을 처리하기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재생원료 수출길이 막히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하는 국내 재활용산업도 크게 위축됐다. 재활용 처리가 줄면서 갈 곳 없어진 쓰레기들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 등 환경단체는 소비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 힘든 만큼 근본적인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다회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있다. 이를 위해 다회용기 대여업체를 발굴·육성해 공동수거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용기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