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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여의도, 디지털금융산업 중심지로 급부상

서울핀테크랩  성장 가속도...투자유치 첫해 보다 6배 급증

【르포】여의도, 디지털금융산업 중심지로 급부상
국내 최대 규모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전문 공간인 서울핀테크랩이 올해 상반기 18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뤄냈다. 서울 의사당대로 위워크 여의도역점 위치한 서울핀테크랩에서 입주사 직원들이 업무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서울시
[파이낸셜뉴스] 서울 여의도는 우리나라 금융의 중심지다. 최근 여의도에는 '우리나라 핀테크의 중심'이라는 타이틀이 하나 추가됐다.

핀테크는 이름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반의 미래 금융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여의도가 핀테크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은 서울시가 조성한 '서울핀테크랩'의 역할이 컸다. 서울핀테크랩은 위워크(WeWork) 여의도역점 내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전문공간이다.

여의도 이전 후 급성장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서울핀테크랩 70개 입주기업은 올 상반기에 총 180억원의 투자유치와 190억원 매출 달성, 232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개관 첫해인 지난 2018년 투자유치는 51억원이었지만 이듬해 6배가 넘는 308억원으로 확대되는 등 서울핀테크랩의 성장은 가파르다.

더구나 올해 투자유치는 코로나19라는 악화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성과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10월부터 서울핀테크랩이 확대 운영을 시작하면서 투자유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핀테크랩은 100여개의 핀테크 스타트업, 금융감독원, 특허청, 하나은행 등 다양한 협력기관, 1000여명의 금융 혁신가들이 모인 거대한 핀테크 생태계로 탈바꿈한 상태다. 첫 개관 당시 27개 입주사가 있었던 것에 비춰보면 '괄목상대(刮目相對)'한 성장인 것이다.

서울핀테크랩의 성장은 입주사들의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서울시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서울핀테크랩에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특허, 법률 컨설팅, 투자 기업설명회(IR), 네트워킹, 해외진출 지원 등 다양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울핀테크랩 입주사라고 할 수 있는 한국어음중개(전자어음 담보 서비스 기업)의 곽기웅 대표는 "올해 80억6000만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고 오는 2024년에는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며 "핀테크 사업의 효율성이나 네트워크 등을 고려하면 금융산업이 집중된 여의도가 좋지만 스타트업이 높은 비용을 쓰면서 여의도에 사무실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서울핀테크랩이 비용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대신 고용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핀테크랩 내에 국내외 핀테크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점도 장점이다. 서울핀테크랩에는 프랑스,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14개국 핀테크 스타트업을 입주해있다.

해외송금과 해외결제 관련 핀테크 기업인 모인(싱가포르)의 서일석 대표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서울핀테크랩 만큼 핀테크 산업의 생태계가 잘 형성된 곳을 찾기는 어렵다"며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모여 있고 자주 만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아이디어 공유가 되고 어려웠던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디지털금융전문대학원 '인재' 양성소
서울시는 핀테크 인재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서울시는 금융위원회(금융위), 카이스트와 함께 국내 최초로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One IFC)에 디지털금융전문대학원을 개관했다. 디지털금융전문대학원에는 강의실, 세미나실을 비롯해 전 세계 금융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블룸버그 금융 정보 단말기가 구축돼 있는 등 최첨단 전산실이 조성돼 있다.

금융위와 서울시의 집중 지원으로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타 대학원 대비 50%로 낮췄고 성적 우수자에게는 별도 장학금도 지원한다. 이에 상반기 원서접수에서 576명이 지원했고 48명이 최종 합격하는 등 1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핀테크랩, 디지털금융전문대학원을 통해 여의도는 디지털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상황에서 서울은 금융혁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기 금융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영국의 컨설팅 회사 지옌(Z/Yen)은 서울을 '미래부상 가능성 높은 도시' 순위에서 세계 6위로 평가했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미래 금융도시의 경쟁력은 전통적인 금융산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과 얼마나 융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혁신을 적극 지원해 서울의 금융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