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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도 궁금한 추미애 속내…공수처장 후보에 '秋心' 꽂나

與도 궁금한 추미애 속내…공수처장 후보에 '秋心' 꽂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제5차 회의에 참석해 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0.12.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의결을 연기하고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19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쟁점은 추 장관 의중이 실린 후보를 세울지 여부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전날(18일) 5차 회의에서 후보 압축을 위해 회의를 소집했으나 의결을 오는 28일로 미루기로 했다. 공석인 국민의힘 추천위원 1석을 채우는 동시에 오는 23일까지 새로운 공수처장 후보도 추천받기로 했다.

애초 야당이 추천위원 공석을 채우고 의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추천위가 수용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추천위의 의결에 추 장관의 제안이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수처 정국의 관심이 추 장관의 복심에 쏠리는 모양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이 공수처장에 기존 후보보다 더 강성이거나 적합하다고 판단한 후보를 세워 장관으로서 마지막 소임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남은 변수는 공수처장 후보에 '포스트 추미애' 등판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추 장관의 제안을 두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제안이란 점에서 그 추이를 주시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추 장관의 제안을 두고 함의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억측으로 보여진다. 의장님이 가급적 합의해보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으니 이에 화답하는 차원이 아니겠나"라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에 당내에선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설 등 추측이 무성하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사후에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한 최고위원은 "당대표 등이 알고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사전에 추 장관으로부터 공유 받은 상황이 없다. 추 장관이 그런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이 누구에게 보고하거나 의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자칫 다른 의도가 있어서 제안을 했다면 공수처 출범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 장관의 복심이 변수는 분명하나 향후 공수처 정국의 판을 흔들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청은 오래전부터 공수처의 신속한 출범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야당의 비토권이 무력화된 개정 공수처법이 시행되면서 야당의 지연전술도 원천 차단됐다. 결국 추 장관의 제안은 중재 의견을 수용했단 명분을 쌓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미뤄봤자 결론은 같을 텐데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공수처의 신속한 출범"이라며 "공수처 출범이 다소 미뤄지겠으나 법이 개정됐으니 길게 끌기도 어렵지 않나. 의결을 미룬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고 했다.

다른 최고위원은 "추 장관이 후보를 세운다고 해도 대한변호사협회 등 추천위 내 중립적 인사들이 어떻게 볼지도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