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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중개업체가 소개해준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가입비를 회원에게 돌려줄 필요는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김용한 부장판사)는 여성 A씨가 결혼중개업체를 상대로 “결혼중개회원 가입비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3월 결혼중개업체와 결혼중개서비스를 제공받는 계약을 맺고 가입비 900만원 중 500만원을 할부로 결제했다.
계약서에는 A씨가 남성과의 만남을 3회 제공받는다고 돼 있으며 특약인 성혼약정서에는 A씨가 결혼할 때까지 결혼배우자로서 적합한 남성과의 만남을 무제한 주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A씨는 구두로 약정한 조건과 달리 14~15살 연상의 남성이나 조건 미달의 남성을 소개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남성은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결혼중개업체에 가입비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는 A씨가 3회 이상 소개를 받았으므로 미납한 금액을 내라며 이를 거절했다.
A씨는 업체가 주선한 만남 횟수와 관계없이 업체와 계약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가입비 환불 요구는 계약해지 의사 표시이므로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된 것이라며 환급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했으나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가 계약에 따라 원고와 남성과의 만남을 3회 이상 주선해 성사됐다”며 “상대 남성의 프로필을 미리 제공하고 원고가 이를 승낙해 만남이 성사된 이상 피고가 이행해야 할 의무는 온전히 이행됐으므로 원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가 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계약기간 내에 모두 이행했음에도 원고가 계약과 별도로 성혼이 될 때까지 남성과의 만남을 무제한 요구할 수 있고 그러한 의무를 불이행했으므로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원고의 청구는 기각한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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