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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연구소 "바이든, 북미 대화 모색 가능성 높아"

"北, 코로나 방역·경제 관리 집중하며 도발 자제" "후반기 비핵화 협상에도 북핵 합의 기대 어려워"

외교안보연구소 "바이든, 북미 대화 모색 가능성 높아"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퀸 극장에서 선거인단 투표 종료 이후 연설하고 있다.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해 대선 승리를 사실상 공식화한 바이든 당선인은 "이젠 통합과 치유로 페이지를 넘길 때"라고 밝히면서 "우리 제도에 대한 믿음은 보존됐고 선거는 온전하다"라고 강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조작' 주장을 반박했다. 2020.12.15.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에 대북 제재 압박에 집중하기보다는 조기에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내고, 북·미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는 22일 발간한 '2021 국제정세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경제 관리에 집중하면서 당분간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하고 미국의 대응을 관망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연구소는 "후반기로 들어서면 미국은 단계적 비핵화 전략에 따라 1단계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이나 상호 입장차로 연내 북핵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대화 중단의 우여곡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의 당사자이자 북·미 대화의 촉진자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예방하고, 북·미 협상 재개와 진전을 위해 북·미 양측을 대상으로 한 양면 외교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안정된 후 남북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1월 북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를 기점으로 북한이 대내 정치에 집중하고,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시행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장기적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완만해지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의지 등을 확인한다면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11월30일 유엔 안보리의 코로나19 관련 대북 인도주의 지원 패스트 트랙 승인 후 남북한 교류·협력은 대북 의료 및 식량 지원 등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을 통해 재개될 것으로 봤다.

외교안보연구소 "바이든, 북미 대화 모색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이 17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9주기 기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 있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 앞에 꽃바구니를 바치고 있다. (출처=노동신문) 2020.12.17.
연구소는 국제 정세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자유주의 가치와 다자주의적 접근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경쟁을 필두로 국제질서의 양극화와 더불어 자유주의 대(對) 반(反)자유주의 간 가치의 진영화가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에 높은 전략적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군사적·외교적·경제적 관여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대해선 경쟁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경제적·외교적 관여를 통해 지역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 5G 기술, 무역 규범, 역내 안보 등 분야에서 동맹국들과 다자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 및 긴밀한 한·미 간 협력을 추진할 전망"이라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등 한·미 간 현안의 원만한 합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동맹의 복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서문에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상황 속에서 배타적 민족주의, 안보 포퓰리즘, 지정학적 정치의 부활 등이 세계 질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의 향배와 이에 따른 북·중·러, 한·미·일의 진영 간 대치 구도의 강화 여부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라고 진단했다.


특히 김 원장은 "한국은 북·중·러 대(對) 한·미·일 진영 간 대치구도가 부활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카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적극적인 추동을 통한 남북 평화공존"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정세전망은 2021 국제정세 개관, 한반도 정세, 동북아와 주요국 정세, 주요 지역 정세, 세계적 현안과 거버넌스 등 5개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는 23일 국립외교원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다만 연구소는 국제정세전망이 외교부와 국립외교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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