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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내 죄는 내가 사하노라"

무제한 '셀프사면'단행
트럼프, 러 스캔들 연루 측근 사면
푸틴, 前 대통령 면책특권안 통과

트럼프·푸틴 "내 죄는 내가 사하노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재임중 과오에 대한 면책을 받기 위한 대규모 '셀프 사면'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호한 측근들에 대한 사면령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면책특권 법안을 통과시켰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유죄 판결을 받았던 2명 뿐만 아니라 경비용역업체 블랙워터 직원, 전직 공화당 의원들을 사면자 명단에 포함시켰으며 앞으로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 사면 대상자에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외교정책 고문이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와 앨릭스 밴더즈완 변호사가 포함됐다. 두사람 모두 특검 조사 당시 위증 혐의로 기소돼 복역을 마쳤다. 파파도풀로스와 밴더즈완은 각각 12일, 30일을 복역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공화당 고문인 로저 스톤을 감형, 지난 11월에는 연방수사국(FBI) 수사 중 위증을 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고문을 사면했다.

이달초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그의 아들 셋, 사위를 사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나를 사면할 수 있나'라고 측근에게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통령의 사면권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푸틴도 측근과 본인에 대한 셀프 사면을 단행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 대한 면책 특권(불가침 특권)을 허용하는 법률에 최종 서명했다.

이 법안엔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형사 및 행정적 책임도 지지 않으며 체포·구속되거나 압수수색·조사·검색 등을 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이전에도 재임 중에는 법적 면책특권을 누렸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 드러나는 어떤 잘못에 대해서도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2008~2012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총리(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면책특권은 하원(국가두마)이 제기한 전직 대통령의 국가반역을 비롯한 중대범죄 혐의를 상원이 인정하면 박탈된다.


하지만 이 결정은 상당히 까다로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책임 추궁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7월 국민투표를 통해 현재 4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채택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