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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전기차에 승부수 띄운 '가전' LG의 변신

[fn사설] 전기차에 승부수 띄운 '가전' LG의 변신
LG전자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부문 중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LG마그나)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LG전자가 제공한 개념도./뉴스1
LG전자가 전기자동차 부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10억달러(약 1조1092억원)를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면서다. LG그룹 전체로 보면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글로벌 백색가전 시장에서 거둔 성취에 자족하지 않고 새로운 모험을 건 LG전자의 결단이 주목된다.

전장사업은 4차 산업혁명기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자동차가 점차 내연기관 시대를 마감하고 '바퀴 달린 정보기술(IT) 기기'로 불릴 정도로 전자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은 그간 미국 애플이나 중국 바이두 등 경쟁업체에 비해 전장사업 진출이 늦은 편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의 세계적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 LG전자의 진격 선언이 반가운 이유다.

LG전자는 인천과 중국 난징에 사업장을 두고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과 내비게이션, 카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축으로 전장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일단 방향은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기술력에다 배터리, 차량 통신용 부품(LG이노텍) 등 LG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도 기대돼서다. 이르면 2024년 전기차 출시를 선언한 애플을 공급처로 확보할 기회요인도 긍정적이다.

물론 투자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더욱이 세계 경제는 지금 코로나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움츠리지 않고 미래사업 개척에 나서야 기업이 살고 국민경제도 회복세로 돌아선다.
왜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진작에 전기 자율주행차 개발사업에 뛰어들었겠나. 백색가전의 종가인 LG전자가 이번에 전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딘 것도 마찬가지 맥락일 것이다. 이 같은 역발상식 도전이 국내 다른 기업이나 전 산업부문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려면 이 시점에 정부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온갖 규제일변도 입법부터 자제해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