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제주공항 리무진 첫 도입…안전과 친절서비스가 생명”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강지윤 ㈜삼영교통 대표이사

제주지역 최대 버스운송회사…22개 노선에 148대 투입
'탄소 없는 섬' 정책 부응 전기버스 도입 적극 17대 운행

“제주공항 리무진 첫 도입…안전과 친절서비스가 생명”
강지윤 ㈜삼영교통 대표이사. 최근 전기버스 17대를 도입한 가운데 제주도가 탄소중립도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에도 적극 부응하고 있다.

[제주=좌승훈 기자] ㈜삼영교통은 제주지역에서 가장 큰 버스 운수업체다. 제주공항 리무진 21대를 포함해 148대의 버스를 도내 22개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강지윤 대표이사(56)는 2015년 4월 취임했다. 창업주인 부친 강재업 회장이 다진 기업을 자연스레 이어 받아 차근차근 다시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버스 17대(2019년 9대·2020년 8대)를 도입했다. 고객 편의 제고는 기본이고, 제주도정이 탄소중립도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에도 적극 부응하고 있다.

삼영교통은 특히 창업 이래 매달 3회로 나눠 296명(기사 270명 포함)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양교육을 실시한다. 강 대표는 “대중교통의 생명은 안전운행과 친절서비스”라며 “안전과 친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버스운수업자에게는 만고불변의 진리”고 말했다.

■ 한 발 앞선 경영·정년 없는 가족기업 표방
‘정년 없는 가족기업’이라는 독특한 기업문화도 있다. 강 대표는 “정년이 넘어도 본인이 일할 수 있으면, 계약직으로 전환해 계속 일할 수 있게 한다”면서 “오히려 회사를 오래 다닌 직원일수록, 차를 더 잘 알고 회사도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삼영교통은 1983년 11월 설립됐다. 당시 한일여객㈜·대화운수㈜에 이어 제주 시내버스 중 3번째로 운행 인가를 받았다. 출발점은 공항버스였다. “제주에는 공항버스가 왜 없나?”는 의문이 창업으로 구체화됐다. 당시 제주항과 제주공항을 잇는 1개 노선에 10대 버스를 투입한 게 오늘의 삼영교통을 만들었다. 한일여객이 2001년, 대화운수가 2005년에 각각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버스 운수업계에 맏형이 됐다.

강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대우자동차㈜ 경영기획실에서 3년가량 근무하다 가업을 잇기 위해 1991년 4월 ㈜삼영교통에 기획과장으로 입사했다. 장남인 그는 부친 밑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회사가 기틀을 다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강 대표는 “몸집도 내실을 바탕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영교통이 지역 최대 버스회사가 되기까지 작정해서 노선과 운행대수를 늘린 것은 아니다. 일부 회사가 경영난에 쓰러지고, 이어 당장 버스가 안다니는 노선이 생기고 시민들이 불편을 겪자, 선택의 여지가 없이 노선을 맡다보니 회사가 대형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기차가 없는 제주에서는 버스를 대체할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다른 회사에서 버스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 대신 맡게 되고, 승객이 더 많던 업체의 노선을 운행하다보니, 정신없이 바빴지만 그만큼 회사가 더 커지는 계기가 됐다.

■ 서울 교통문제를 왜 삼영교통에 묻나요?
삼영교통은 파업 없는 회사로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이후 노동자 대투쟁과 함께 서울의 버스업체들이 기사들의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된 시기인데, 당시 건설교통부 국장이 부리나케 제주에 내려와 파업을 겪지 않고 유일하게 버스가 운행되던 삼영교통 사례를 파악해 갈 정도였다. “서울 교통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신뢰와 상생의 노사관계였다.

삼영교통은 남들보다 한발 앞선 경영을 해왔다. 창업 당시 공항버스에 이어 “수익성이 없다”며 남들이 주저하던 공항 리무진사업을 1991년 시작했다.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입석 위주의 시내버스 사업은 한계가 있다”며 관광지와 호텔을 경유하는 공항 좌석버스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예상은 얼마안가 적중했다. 삶의 질 향상과 함께 보다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졌다.

■ 지역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전달 34년째
지역 대표 향토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삼영교통은 1987년부터 매년 근로자의 날과 창립기념 행사 때마다 제주도내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34년째다. 또 2015년 제주메세나협회 발기인으로도 참여해 기업과 문화예술의 뜻 깊은 동행을 이끌어냈다. 2018년 제52회 납세자의 날에는 모범 납세기업으로 선정돼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 해였다. 지난 6월에는 제주공항 인근 6000평 부지에 차고지·정비센터를 갖춘 신사옥을 준공함으로써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강 대표는 “바람 부는 제주에는 여자 많고 돌도 많지만, 정말 제대로 된 버스업체도 있다는 것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화단결·친절봉사·책임완수’라는 사훈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한편 삼영교통은 관광지(식물원)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제주 동부지역 관광명소인 ‘일출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사업자는 ㈜삼영관광이다. 2002년 개장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21만여㎡ 부지에 천연 용암동굴인 미천굴을 중심으로 민속촌(제주종갓집 초가), 아열대정원, 야생화·현무암 분재정원, 수변공원, 제주조각의 거리, 선인장온실 등이 갖춰져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