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성탄절 전야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소외당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이번 미사는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봉쇄로 인해 최소한의 인원만 참가해 조촐하게 치러졌다.
바티칸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연례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집전했다. 해당 미사는 일반적으로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되었지만, 교황의 지시로 2시간 앞당겨 열렸다. 이탈리아는 현재 사회적 봉쇄 정책으로 오후 10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내년 1월6일까지 시행되는 봉쇄령에 따라 비필수 업종은 폐쇄되고 이동은 업무와 의료, 비상사태 등에만 허용된다.
참석자들도 주교와 추기경을 포함한 약 200명에 불과했다. 예년에는 각국 대표단 등 최대 1만명이 참여했다. 교황을 제외한 참석자들은 미사동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준수했다. 일반인은 참가하지 못했지만, 인터넷과 텔레비전 등을 통해 수백만명이 미사에 참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미사와 마찬가지로 중앙 제대가 아닌 뒷편 제대에서 미사를 진행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예수가 어두운 마굿간 여물통에서 태어난 것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아들은 모든 소외 당하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소외당하는 자로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이 모두에게 끝없는 소유욕과 덧없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자매에 대한 부당함을 반성하게 해야 한다"며 "주님은 가난하고 궁핍한 가운데 우리에게 오셔서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현지시각으로 오는 25일 낮 12시 성탄 경축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라틴어)를 발표한다. 다만 예년처럼 성베드로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성베드로성당 중앙 발코니 '축복의 홀'에 나가 하지 않고 내부에서 발표한다. 우르비 에트 오르비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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