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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형 부작용 7년째 1인소송 주부··· 의사 '유죄' [김기자의 토요일]

이달 초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벌금' 선고
서초구 ㄴ성형외과 불복해 대법원 상고
2013년 눈썹거상술 뒤 흉터 남아 고소
"성형수술 용인 부작용 범위 넘는다"

[파이낸셜뉴스] 강남 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7년째 부작용을 호소해온 환자가 의사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법원은 수술 후 수년째 없어지지 않는 흉터는 미용수술 환자가 용인하는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주부 홀로 1인소송으로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법조계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의사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단독] 성형 부작용 7년째 1인소송 주부··· 의사 '유죄' [김기자의 토요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달 초 서초구 ㄴ성형외과 원장 곽모씨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항소심, 부작용 인정 '벌금 400만원'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최한돈 부장)가 3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서울 서초구 ㄴ성형외과 곽모 원장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피해자 김모씨(당시 42)는 지난 2013년 7월 ㄴ성형외과를 찾아 눈썹거상술을 받았다. 이후 눈썹 위쪽 함몰 등 발생한 부작용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는다며 곽씨를 고소했다.

눈썹거상술은 피부와 근육 일부를 절개해 눈꺼풀을 위로 당겨주는 미용수술이다.

재판부는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눈썹거상술 시술로 피해자의 얼굴 정면인 눈썹 윗부분에 쉽게 눈에 띄는 깊고 긴 함몰 반흔이 남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미용성형시술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피해자에게 발생한 반흔은 정상적인 눈썹거상술 시행 결과로 발생가능한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봉합상의 술기 미숙과 수술 후 처치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주사제 사용이라는 과실로 인해 피해자에게 수술 부위의 함몰성 반흔 발생 및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곽씨 측은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장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상고 이유를 묻는 본지 취재에는 “따로 입장표명할 부분은 없다”며 응하지 않았다.

김씨는 수술 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양쪽 눈썹 윗부분에 각 5cm 가량의 깊고 긴 함몰 반흔이 남아 수술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수술 이후 갓 1달여가 지나 시점에서 병원을 찾아 흉터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곽씨는 “흉터는 지금이 가장 안 좋은 시기”라며 “마사지해주면 좋아진다”고 대응했다. 이후 김씨가 전화로 다시 항의하자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상처는 사라지는데 심하면 레이저로 치료를 도와주겠다”며 김씨가 원할 경우 쌍꺼풀 수술로 보완하는 방법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이에 동의해 오른쪽 눈 쌍꺼풀 수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성형 부작용 7년째 1인소송 주부··· 의사 '유죄' [김기자의 토요일]
법원은 피해자에게 생긴 함몰 등 흉터가 2년 이상 지속돼 용인된 부작용의 범위를 넘는다고 판단했다. fnDB

■'2년째 흉터 여전' 용인한 부작용 아냐
김씨는 11월 병원을 다시 찾아 흉터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호소했다. 당시 피해자 눈썹 위쪽 절개선 근처엔 육안으로 함몰된 반흔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곽씨는 3차례에 걸쳐 트리암시놀론 주사치료를 했다. 별도로 함몰된 조직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는 하지 않았다. 트리암시놀론은 흉터 확대와 발진을 막고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주사제다.

곽씨는 이듬해 1월 김씨의 미간과 이마에 보톡스 시술도 진행했으나 상태는 오히려 악화되기만 했다. 김씨는 결국 부작용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선다며 곽씨를 형사고소했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생긴 함몰 등 반흔은 2013년 11월보다 2014년 3월 더욱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문기관 감정 등을 토대로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없어지는 흉터나 눈썹문신을 하면 거의 보이지 않는 정도의 흉터가 일반적인 눈썹거상술에 따른 부작용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의 경우 2년이 지나서까지 함몰 등 반흔이 사라지지 않았고 눈썹수술로 가려질 정도도 아니란 점에서 수술 전 피해자가 용인한 부작용의 범위를 넘는다고 보았다.

[단독] 성형 부작용 7년째 1인소송 주부··· 의사 '유죄' [김기자의 토요일]
2013년 당시 피해자 병원기록지 사진. 양눈썹 위쪽에 가로로 5cm 가량의 큰 상처가 나 현재까지도 부작용을 호소한다. fnDB

■미용수술 의사는 더 엄격한 주의의무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트리암시놀론만 투여한 것에 대해서도 피해자에 대한 관찰이나 처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수술 및 처치에 있어서의 방법이나 기술의 미숙함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인에게는 미용성형수술 내지 시술을 하는 의사로서 적절한 조치를 다 하지 못한 의료상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은 미적 만족을 위해 진행하는 미용성형 집도의에게 “고도의 전문적 지식에 입각하여 시술 여부, 시술의 시기, 방법, 범위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그 미용수술 시술의 의뢰자에게 생리적, 기능적 장해가 남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뿐 아니라,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경우 그 미용성형 시술을 거부 내지는 중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일반의에 비해 더 중한 주의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법리상 수술은 환자에게 상해를 동반하는 침습적 의료행위로 기본적으로 상해에 해당하지만 환자의 동의로 처벌이 면제된다. 법조계에선 미용수술 등 수술의 필요나 긴급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업무상과실을 넘어 상해죄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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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