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이어 PTR까지 잇단 운용사 인수…WM 포트폴리오 다각화
조인에셋·씨엘운용도 최대 28%지분 확보, 재무적 투자자로 시너지↑
여의도에 위치한 SK증권 본사 전경.
[파이낸셜뉴스] SK증권이 최근 사모운용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자산관리(WM)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해 말 인수한 트리니티운용에 이어 최근 데이터 기반 가치주 투자를 지향하는 PTR자산운용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PTR운용의 경영권 지분 70% 규모를 인수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SK증권이 이번에 인수하는 PTR자산운용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PTR(Price-Technology Ratio, 주가기술비율) 지수'를 기반으로 시장 벤치마크(BM)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기술주로 이뤄졌으며, 운용에는 자체 개발한 PTR 지수를 종목 선정에 활용한다. SK증권은 다른 사모운용사 대비 PTR운용의 특화된 PTR지수에 주목했다. PTR지수는 시가총액을 특허가치기술 평가 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를 활용하면 특허 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어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치주 투자가 가능하다.
실제 SK증권이 앞서 인수한 트리니티운용도 인수 이후 시너지에 주목할 만 하다.
라임, 옵티머스 사태로 대다수 전문사모운용사들이 올해 환매 몸살을 겪었지만 트리니티운용의 사모헤지펀드 수탁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김현욱 트리니티운용 대표는 “운용중인 펀드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실현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됐고, SK증권 리테일부문과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작동해 오히려 당 사의 수탁고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표펀드인 트리니티멀티스트래티지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의 경우 올 초 이후 11월말까지 45%의 절대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기간 코스피 상승률(18%)대비 압도적이다. 또한 SK증권에서 판매 중인 목표전환형 트리니티AIM펀드의 경우 올해 4차례에 걸쳐 8% 또는 10% 목표 달성 이후 청산됐다.
SK증권은 현재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트리니티운용과 PTR운용 외에도 조인에셋글로벌운용과 씨엘자산운용에 최대 28%까지 투자한 전략적 투자자다.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은 2016년 당시 자문사로 출범시키고 지난해 5월 전문집합투자업자로 전환했다. 중국 현지 특화 운용에 장점을 지니며 ‘차이나백마주’ 브랜드로 알려졌다. 전문사모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중국 본토에서 직접 투자가 가능한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씨엘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 1세대 출신인 유정상 전 예탁결제원 감사가 지난 9월 설립한 신생 사모운용사다. 씨엘자산운용은 공모주와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멀티 스트래티지 전략을 기반으로 코스닥 벤처공모주 펀드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SK증권 고위 관계자는 “다양한 전략에 강점을 지닌 사모운용사들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지분 관계를 출자한 것은 향후 당 사의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며 “이제 사모운용사 인수는 당분간 접고, 기존 인수했거나 지분 투자한 운용사들과 다양한 협력 관계를 본격화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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