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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중매체 사주 지미 라이, 넥스트디지털 회장직 사임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가택연금 중인 홍콩의 반중 매체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73)가 넥스트디지털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미 라이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더 많은 시간을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 쓰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라이는 이사직도 사임했다.

새 회장에는 입윳긴 넥스트디지털 이사 겸 빈과일보 최고경영자(CEO)가 내정됐다.

라이는 일신상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혔지만, 홍콩·중국 정부의 압박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라이는 이달 3일 넥스트디지털 본사 사무실 일부를 다른 업체에 임대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11일에는 외세와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라이는 23일 보석금 1000만 홍콩달러(약 14억원)를 내고 풀려났다. 하지만 경찰서와 법원 출두 이외에 자택을 벗어날 수 없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거나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도 금지됐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7일 "법원의 보석 결정을 믿을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중국 당국이 지미 라이 사건을 본토로 넘길 법적 근거가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로 꼽히는 그는 중국과 홍콩 정부를 공개 비판해 왔다.
특히 라이가 운영하는 빈과일보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강력 지지해 정부의 눈 밖에 났다.

그는 지난 8월에도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