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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사상 최대인데..보험사 "부동산 좀 사주세요"

한화생명, 분당·수원사옥 매각..롯데손보, 남대문사옥 매각

버블 사상 최대인데..보험사 "부동산 좀 사주세요"
[서울=뉴시스] 롯데손해보험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제공) 2020.12.17.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보험사들이 부동산을 내다 팔고 있다. 버블이 사상 최대로,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올라간다는 전망에서 행보다.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한 대비다.

현행 제도에서는 100억원 규모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려면 6억~9억원의 준비금이 필요하다. 신지급여력 제도에서는 25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962 소재 수원사옥을 한화생명 구매시스템을 통해 13일 공개입찰 형태로 매각한다. 2인 이상 유효한 입찰로 최저공매가 이상 최고가격 입찰자가 대상이다. 수원사옥은 토지면적 2092.50㎡, 건물 연면적 1만3262.98㎡ 규모다.

낙찰일로부터 7일 이내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체결일로부터 2개월 내 잔금을 납부하는 조건이다. 기존 잔금 기한 6개월보다 빠듯한 기간을 제시했다. 최저 공매가는 220억원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최근 분당사옥 공개매각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앞으로 수의계약으로 매수자를 찾을 계획이다. 분당사옥은 집합건축물 중 총 37개호로 일부를 매각한다. 건물 전체 규모는 지하3층~지상8층이다. 연면적은 1만119.12㎡로, 준공은 1996년이다. 최저 공매가격은 210억7400만원였다.

부산 광복동, 여수사옥은 매각에 성공했다.

1965년에 준공된 부산 광복동 사옥은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연면적 1730.33㎡다. 1990년 준공된 여수사옥은 지하2층~지상 7층 규모 건물이다. 토지면적 704㎡, 건물 연면적 3955.12㎡ 규모다. 그간 한화생명 여수고객센터, 광무, 동산지점으로 사용돼 왔다.

앞서 한화생명은 2017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에 매각했다.

2018년 8월에는 성남수정새마을금고와 경기 성남 수정구 수정로 157(태평동 3430외 5필지)에 위치한 태평동사옥을 214억원에 매각했다.

KB손해보험은 수도권과 지방 지점 11곳을 계열회사인 KB자산운용에 매각키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중이다. 자산 규모는 약 5000억원 규모로 매각 후에도 15년 장기 임차하는 조건을 달았다.

신한생명도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신한L타워를 신한리츠운용에 2798억원(평당 3000만원)에 매각, 장기 재임차 계약을 맺었다. 신한생명이 2014년 약 2200억원에 매입한 건물이다
현대해상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건물 바닥면적의 합) 3만4983㎡ 규모 강남사옥을 3605억원에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했다.

롯데손해보험도 남대문 사옥을 매각 중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캡스톤자산운용을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매각가는 3.3㎡ 약 1900만원 수준이다. 약 2000억원 규모다. 매수자는 홍콩계 투자 기업인 PAG(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로 알려졌다.

IB업계는 한화생명 등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에 대해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 투자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봐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 적립금 부담도 심화될 전망이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부동산에 대한 위험 계수가 상향되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보유 부동산 자산이 많은 보험사일수록 더 많은 자본금 확충이 요구된다. 건물은 회계상 취득원가 기준으로 평가돼 보통 시세보다 20~30% 낮게 기재돼 있는 만큼 매각시 시세차익과 함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어 매각이 어려워진 만큼 시세차익을 포기하고 장부가격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