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상장 기념식을 열고 있다.
그래픽=박희진 기자
[파이낸셜뉴스]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이 연초부터 뜨겁다. 65조원이 넘는 예탁금과 기업 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대어급 업체들이 다수 예정 돼 있어 역대급 IPO 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야놀자 등을 비롯해 카카오 3총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와 SK그룹의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이 출격 준비 중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신기록을 경신할 다수의 대어급 공모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대어급 공모는 SK바이오팜,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정도였으나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10여개의 대어급 공모가 대기 중이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이 독립한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최대 50조원에 육박해 역대 시장의 각종 공모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LG그룹이 미래성장을 위한 차세대 핵심 동력이 전기차 사업인 만큼 향후 기업 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어 올해 상반기 상장이 기대되는 크래프톤 역시 기대감이 큰 기업이다. 온라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로 순이익(연결기준)만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5149억원에 달하는 초우량 기업이다. 장외에서 168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발행주식수(855만7037주)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은 14조3758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액면분할 등을 마무리 짓고 빠르게 상장이 진행될 전망이다.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중 첫 사례인 야놀자의 IPO도 관심이 크다. 그동안 야놀자는 슈퍼앱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전략을 필두로, 글로벌 PMS 시장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성장해 왔다.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1위 업체 쏘카도 상장을 준비 중이라 플랫폼 기업간의 경쟁도 기대된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3형제’도 IPO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 상반기 카카오페이가 증시에 먼저 입성하고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가 하반기 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세 곳이 한꺼번에 상장에 나서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 이들의 흥행 성공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증권가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최대 20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지도 각각 7조~8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만 5~6개의 IPO를 준비 중이다. SK케미칼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 SK텔레콤 자회사인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이다.
바이오 회사 중 가장 기대가 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1건이 국내 임상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와 관련,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의약품은 치료제 15개 제품(13개 성분), 백신 6개 제품이다. 지난해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해 임상 3상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의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하는 CMO 계약을 체결했다.
소재회사인 SKIET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과 폴더블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 중이다. LiBS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소재다. 기업가치는 약 5조원으로 평가 받는다.
원스토어의 상장은 내년 하반기 중 IPO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IPO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원스토어의 상장 이후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WAVVE(웨이브) 등이 순차적으로 IPO를 시작할 것이란 증권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원스토어 1조원, ADT캡스 2조원, 11번가 3조원, SK브로드밴드 5조원 규모로 예측 중이다.
한편 IPO 풍년 현상은 새해 첫 달인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를 비롯해 솔루엠, 엔비티, 레인보우로보틱스, 모비릭스 등 총 10개 사의 IPO 공모가 예정돼 있다. 집계된 공모 규모는 6000억원대로 지난 해 1월의 1개사, 102억원을 크게 뛰어넘는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 예정인 대어급 업체들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78조원, 공모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IPO 시장이 최근 5년간 제일 뜨거웠던 2017년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면서 “상장을 준비 중이었던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