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해 있는 전직 국방장관 10명 모두 참여
선거사기 주장에 군 동원, "위험하고, 불법적 영역으로 내몰아"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선 불복을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직 국방장관 10명이 현 군부를 향해 트럼프 진영의 대선 불복에 관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마크 에스퍼 등 10명의 전직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의 선거와 평화적 권력 이양은 우리 민주주의의 중요 특징"이라면서 "투표 결과에 의문을 제기할 시간은 이미 지났다"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발표했다.
서한에는 역대 국방장관 중 생존해 있는 인사 전원이 동참했다. 딕 체니, 제임스 매티스, 마크 에스퍼, 리온 파네타, 도널드 럼스펠드, 윌리엄 코언, 척 헤이글, 로버트 게이츠, 윌리엄 페리, 애슈턴 카터 전 장관이 서명했다.
전직 장관들은 서한에서 "선거가 치러졌고 재검표가 진행됐다. 적절한 이의제기는 법원에서 다뤄졌다. 주지사들은 결과를 인증했다. 그리고 선거인단은 투표했다"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할 시간은 지났고,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선거인단 투표의 공식 개표 시기가 도래했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오는 6일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대통령 선거인단 개표를 진행하고 대선 당선인을 최종 확정한다.
전직 장관들은 크리스토퍼 밀러 현 국방장관 대행을 향해 조 바이든 행정부로의 정권 이양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과정에서 역할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미군을 선거 불복에 관여시키는 것은 위험하고 탈법적이며 비헌법적 영역으로 끌고 들어갈 것"이라면서 "그런 일을 지시하거나 수행하는 군인이나 군무원은 형사 처벌을 포함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동서한은 정파를 초월한 참여라고 CNN은 전했다.
공화당원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코언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가고 있는 "위헌적 길"을 감안해 "무척이나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방부에서 재직한 우리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의무라고 느꼈다"면서 모든 군인들에게 "여러분 모두는 한 개인이 아니라 이 나라, 이 헌법을 지키겠다고 선서했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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