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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인구 데드크로스

[fn스트리트] 인구 데드크로스
뉴시스
지난 2006년 노무현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공동대응에 착수했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1984년(1.74명)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0명대로 수렴했기 때문이다. 이후 1∼3차에 걸쳐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으로 지출한 예산은 모두 185조원에 이른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2020년 합계출산율은 1·4분기 0.90명, 2·4분기와 3·4분기 0.84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저이자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평균(2.4명)이나 유럽연합 평균(1.59명)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 한국경제연구원은 40년 후인 2060년 대한민국 인구가 현재의 5000만명에서 2500만명 이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생산인력도, 학생도, 군에 입대할 자원도 반토막 이하로 준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의 '2020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자는 27만5815명이고, 사망자는 30만7764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사상 초유로 현실화했다.

앞으로 상황은 악화될 조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젊은 층이 결혼이나 출산 계획을 미루면서 아기 울음소리는 점점 더 들리지 않는다.
한국은행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2022년엔 합계출산율이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상 비관 시나리오인 0.72명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가 줄면 국내총생산(GDP)이 줄면서 자칫 빈국으로 전락한다. 인구재앙이 들이닥치기 전에 '인구가 곧 국력'이라는 범국민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모양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