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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뚝 끊겨 10곳중 1곳만 영업중.. "금융업이라 소상공인 대출도 못받아" [현장르포]

명동 환전소

관광객 뚝 끊겨 10곳중 1곳만 영업중.. "금융업이라 소상공인 대출도 못받아" [현장르포]
코로나19 확산이 꺾이지 않은 4일 예년같으면 대목을 맞았을 명동 환전소들은 대부분 문이 닫힌 상태였다. 일부 문을 열고 있는 환전업자는 "체감상 요즘 관광객은 예년의 10% 정도"라며 울상을 지었다. 사진=김나경 인턴기자
"관광객이 10분의 1로 줄었어. 연말연시 대목에도 손님이 한 명도 안 오는 날이 많아. 권리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일 문 열고 있지."(명동 중심상권 환전소)

코로나19 사태로 내·외국인 여행객 증발, 언택트 환전 서비스 확산 등 직격탄을 맞은 명동 환전소는 10곳 중 한 곳만 '영업 중'이다. 문을 열고 있는 환전소도 명동의 비싼 권리금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가게를 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들은 정부 지원 '사각시대'에 놓여 있다. 환전소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제외업종인 '금융업'에 포함돼 매출 급감에도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

4일 연말연시 대목을 맞은 명동 환전소는 문을 열었다는 네온사인도, 환율 알림판도 모두 꺼진 상태였다. 명동 중심상권에서 4년째 환전소를 영업 중인 A씨는 "체감상 올해 관광객은 예년의 10% 정도"라며 "그동안 번 돈을 '다 깎아먹으면서'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한숨 쉬었다.

평소 같으면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이었지만 기자가 방문한 20여곳의 환전소 중 문을 연 곳은 4곳뿐이었다.

문을 열고 있는 환전소 또한 명동의 비싼 권리금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영업 중이라고 토로했다. 30년 동안 은행에서 일하다 환전소를 개업한 B씨는 "명동은 다른 상권과 달리 권리금 부담이 커서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장사를 정리하면 그동안 무급으로 일한 셈이라 다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문을 연다"고 말했다.


대면 환전소들은 피해를 감수하면서 영업을 잇고 있지만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에서 소외돼 있다. 명동 대부분 환전소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업체에 포함되지만 정책자금 제외업종 중 하나인 '금융업'이라 대출을 신청할 수 없다. 환전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금융업' 중 '그 외 기타 금융 지원 서비스업'으로 분류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