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지난 5일 오후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사건과 관련해 부내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란의 한국 국적 선박 나포 사태와 관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6일 외교부와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정부와 국회의 대책 마련을 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날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국회에서 동결된 이란의 자금 70억달러 문제는 미국도 의료품이나 백신 제공으로 쓸 수 있도록 하라고 했고 정부도 미국과 협의해 1000만달러 이상의 의료품을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란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해 불만을 표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교부는 이번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는 국내 동결된 70억달러 같은 돈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런 배경이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도 했다.
그는 "미군의 드론 공격에 의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1주기라 대외 보복 분위기가 있고, 이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와 이란 혁명수비대 간 갈등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기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는 "이란의 선박 나포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무사 귀환으로 반드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여야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간사는 이어 "오늘 외교부 당국자는 대통령 보고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어떤 지시가 있었고, 어떤 조치하는지 소상히 보고하고 국민들에게도, 특히 억류된 분들의 가족들에게 소상히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본격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는 전날 주한이란대사를 외교부 본부로 초치해 억류 상세 경위를 묻고 조속한 문제 해결을 당부한데 이어 7일 새벽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 등 4명으로 구성된 교섭단을 꾸려 현지에 급파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이란은 이날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은 이번 나포사태와 무관하다고 밝혀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티브자데 이날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란이 한국 선박을 억류한 것은 당주의 사법기관에서 법적인 절차로 진행될 것이므로 외교적 방문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이 건에 대해 한국 정부측 인사가 별도로 이란을 찾는 일정은 "협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