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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美 민주 트리플 크라운… 대미 전략 새로 짜야

[fn사설] 美 민주 트리플 크라운… 대미 전략 새로 짜야
미국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2석을 모두 차지하면서 12년만에 백악관, 하원, 상원을 모두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사진은 워싱턴 DC의 의사당 건물 /뉴스1
미국 민주당이 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2석 모두를 얻어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다. 전체 100석인 연방 상원을 공화당과 50대 50으로 나눠 가졌지만,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의장 자격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되면서다. 민주당이 행정부는 물론 상하원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건 12년 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확고한 '블루 웨이브'(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물결)를 타게 된 셈이다.

이는 바이든 당선인이 공약한 각종 정책에 힘이 실리게 된다는 의미다. 국내적으로 재정 역할 증대와 증세 등 진보적 어젠다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되면서다. 하지만 미 금융시장의 반응은 단기적이지만, 부정적이었다. 민주당의 미 상원 장악 소식에 달러인덱스는 2018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금리 지표물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 1.0%를 돌파했다. 추가 경기부양의 규모는 커지겠지만, 법인세 인상과 규제 강화 소지도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추론이다.

앞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 특히 친환경산업 육성이 본격화하면 한국 기업들에도 호재일 것이다. 다만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리더 역을 버렸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을 중시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주한미군 유지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선 순풍이 불겠지만, 전시작전권 전환이나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둘러싼 한·미 간 갈등 소지가 커서다.
민주당 집권기간에 한·미 통상마찰이 심했던 전례도 유념해야 한다. 블루웨이브는 경제·안보 양면에서 기회이자 위협 요인이다. 문재인정부도 이에 맞춰 전략을 다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