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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대선도 못나오게… 탄핵 쐐기 박는 민주당

의회난입 선동 혐의 탄핵 소추안
하원 통과 무난해도 상원은 달라
민주 외 공화당 17명 표 필요해
퇴임 카운트다운 들어간 트럼프
멕시코 국경장벽 찾아 자화자찬
셀프사면설까지 마이웨이 절정

트럼프 다음 대선도 못나오게… 탄핵 쐐기 박는 민주당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버스 정류장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6일 의회 난입 사태 참여자를 찾는 현상 수배가 걸려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오는 20일 취임식에서도 난동을 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내에서 높아지는 탄핵 여론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지막 남은 임기 열흘간 절대 사임은 없을 거라며 독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 미 의회에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 '탄핵시계'는 이번주중에 패스트트렉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의회 의사당 점거사태를 부추겼다는 게 탄핵의 주된 사유다.

10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국경장벽을 포함해 자신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믿는 정책을 강조함으로써 남은 임기를 보낼 예정이다.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일단 그는 12일 국경 인근인 텍사스주의 알라모로 향하는 첫 일정을 시작한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위태로운 임기말을 맞고 있는 트럼프의 반항과 도전을 상징하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퇴임 전 최소 한 번의 사면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임기 마지막날에 자신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미 참모들에게 '셀프 사면'의 뜻을 전달했다.

반면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의원 200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 하원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하원의 과반과 상원 정족수 3분의 2(67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 총무는 10일 인터뷰에서 "12~13일 하원 표결이 진행될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탄핵안은 무난히 하원을 넘을 전망이나 상원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현재 2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탄핵안을 지지한다고 알렸으나 가결을 위해서는 민주당(50석)외에 17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관계자를 인용해 공화당 의원들이 탄핵 보다 수위가 낮은 불신임 투표를 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임기 종료 전날인 19일까지 상원 본회의 소집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임기 내에 탄핵하지 못하더라도 트럼프를 끝까지 공격할 계획이다. 미 공직자는 임기가 끝나더라도 탄핵 심리에 오를 수 있다. 미 헌법에 의하면 상원은 3분의 2 찬성으로 탄핵된 공직자가 다시는 공직에 임용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셈이다.

트럼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또 다른 방법인 수정헌법 25조 가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수정헌법 25조 4항은 미 정부 각료들의 판단 하에 대통령이 직무 수행 불가라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고 부통령이 권한 대행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통령과 내각 과반수가 찬성하면 발동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도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대통령직을 박탈할 수 있다. 펜스는 지난 7일 대선 인증 회의 당시 트럼프의 패배를 확정해 트럼프와 선을 그었지만 25조 발동 요구에 침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9일 펜스가 트럼프의 직무 박탈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익명의 관계자는 NBC방송을 통해 펜스가 25조 발동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NN 보도에 대해 대통령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았다며 "시계가 다 가게 놔두는 게 최선"이라고 일축했다.

펜스 외 다른 각료들도 트럼프 퇴출을 검토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주 미 경제매체 CNBC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대해 기관 내에서 비공식적인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10일 미 정부의 외무 공직자들은 국무부 이의제기 채널에 2건의 전문을 올려 트럼프에게 의회 난입 사건 책임을 물어 직무를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미 여야와 각료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해법은 트럼프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다. 10일 ABC방송 여론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56%는 트럼프가 임기 전에 퇴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