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대1 그치며 역대 최저
중복합격자 이탈땐 정원 못 채워
'SKY' 등 주요 8개 대학도
학령인구 감소 여파 경쟁률 하락
올해 전국 지방소재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사상 처음으로 3대1 이하로 떨어졌다. 정시 평균경쟁률이 3대1 이하일 경우 사실상 미달이라는 점에서 3월 개학 이전까지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경쟁률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는 점에서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지방대 정시 경쟁률 사상 첫 3대1 이하
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한 전국 200개 대학 정시모집 지방소재 대학의 경쟁률은 2.7대1 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소재 대학의 경쟁률이 3대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지방소재 대학의 정시경쟁률은 3.9대 1이었다. 정시에서는 수험생이 가·나·다군에서 1곳씩 모두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중복합격한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정시에서 평균 경쟁률이 3대 1이 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미달'로 간주한다.
지방대의 경쟁률 하락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현상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능 지원 인원은 49만3433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2021학년도 대학 입학정원인 55만606명에 미치지 못한다.
지역거점국립대조차 평균 경쟁률이 대부분 3대 1에 머물렀다. 유웨이에 따르면 정시 경쟁률(일반전형·지역인재전형 기준)이 강원대 3.59대 1, 경북대 3.11대 1, 경상대 3.41대 1, 부산대 3.24대 1, 전남대 2.70대 1, 전북대 3.17대 1, 충남대 3.30대 1, 충북대 4.27대 1을 기록했다.
■서울·수도권 쏠림현상 가속화되나
반면 지방대와 비교할 때 서울·수도권 대학의 경쟁률 하락은 소폭에 그쳤다. 2021학년도 서울과 수도권 소재 대학 정시경쟁률은 각각 5.1대 1, 수도권은 4.8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소재대학과 수도권 대학 평균 정시경쟁률이 5.6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지방소재 대학의 지원율 감소폭이 더 큰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대의 이번 정시모집 경쟁률은 3.82대 1을 기록하며 전년도의 경쟁률(3.40대 1)보다 약간 올랐다. 다만 다른 주요 대학들은 대체로 전년대비 경쟁률 하락세를 탔다. 연세대 서울캠퍼스(4.60대 1→3.90대 1), 고려대 서울캠퍼스(4.37대 1→3.85대 1)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강대(4.54대1→3.81대 1), 이화여대(4.06대 1→3.33대 1), 중앙대 서울캠퍼스(9.88대 1→8.78대 1), 성균관대(4.54대 1→4.25대 1), 한양대 서울캠퍼스도(4.99대 1→4.81대 1)을 기록했다. 경쟁률은 소폭 낮아졌으나 학생 모집에 영향을 받을만한 수치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지방대 경쟁률이 급격히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서울·수도권 소재 대학에 대한 쏠림현상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방대 경쟁률이 평균 3대1 이하라는 점에서 정시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보이며, 2월말 정시 추가합격도 불가피할 것 같다"며 "학령인구 감소가 원인이지만 서울·수도권 대학으로의 집중이 본격화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세대나 홍익대, 고려대 등 주요대학의 지방 캠퍼스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지만 지방 사립대학은 학생모집이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지방거점 국공립대학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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