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의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에서 비밀 게시판을 만들고 여성들의 사진을 사전 동의 없이 올리면서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있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13일 10만명을 돌파했다.
‘남초 커뮤니티 음지에서 벌어지는 제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자는 “최근 여러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하거나 인증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비밀게시판을 만들어놓고 그 곳에서 일반인들의 평범한 sns 일상사진들을 당사자 동의 없이 퍼날라 게시하며 노골적으로 성착취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며 “게시판에 올라오는 자료들은 셀럽부터 시작해 쇼핑몰의 속옷후기 인증사진, 여중생, 여고생 같은 미성년자들의 노출사진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며 공통점은 당사자의 동의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주로 일반인 여성의 인스타(그램)를 관음한 뒤 당사자 허락 없이 노출사진을 퍼나르는데 이 과정에서 ‘이 여자가 뭐하는 여자냐’, ‘SNS 주소는 어디냐’ 등의 질답이 오가며 무분별한 신상털이까지 자행되는 등 2차 범죄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라며 “이들 게시판은 조회수가 수백~수천에서 수만까지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게시판들이라 피해 수위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은 정부 당국이 이토록 잔인한 성범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게시판을 그대로 좌시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제하고 수사기관은 하루 빨리 가해자들을 수사해 엄벌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를 비롯해 여성 네티즌들이 문제 삼은 커뮤니티는 에펨코리아, 와이고수, 인벤 등 일부 남초 커뮤니티다. 에펨코리아 ‘수용소 갤러리’라는 이름의 게시판에는 성인물 배우, 온라인 쇼핑몰 모델 사진은 물론 개인 SNS에 올라온 일반인 사진이나 영상 캡쳐 등도 당사자 허락 없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여성 네티즌들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트위터에서는 ‘#제2의_소라넷’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해당 청원은 정식 등록되기 전임에도 10만명 이상이 사전동의한 상태다.
1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해당 청원에 동의한 사람 수는 12만명에 육박한다.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해당 게시판은 합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논란 확산 방지 차원에서 게시판을 폐쇄했다. 운영진은 “해당 게시판은 2010년도부터 있었는데 이미 불법이었다면 여러 차례 문제가 되고 진작에 폐쇄됐을 것”이라며 “사이트 운영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법 운영 중이지만 해당 게시판을 폐쇄 조치한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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