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동복지법위반 첫 재판을 마친뒤 법원 청사에서 빠르게 뛰어나가고 있다. /사진=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
"당연히 살인죄 적용해야죠. 고의성이 없었다는 양부모의 태도에 화가 치밉니다."
검찰이 16개월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자 13일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은 "살인죄 적용이 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은 학대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양부모의 태도에 분노했다.
이날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은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은 붉은 글씨로 '사형'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법원 앞을 지키기도 했다.
재판이 시작한 이후 검찰이 양부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이에 동의를 표했다.
법원 앞에서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던 김모씨(33)는 "17개월된 아이를 기르는 부모로서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며 "당연히 살인죄가 적용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았다면 1인 시위라도 벌였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췌장이 끊어질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고의성을 부인한 양부모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수의 시민들이 분개했다. 시민들은 재판 후 양모를 태우고 법원을 빠져나가던 호송차량을 막아서고 "사형"을 외쳤다.
3명의 손주를 두고 있다는 정모씨(65)는 "애초에 그정도 악행을 저지를만한 사람이 혐의를 인정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양부모들이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재판부는 최고형을 내려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6개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은 양부가 탄 차 보닛을 내려치고 살인자라 소리 지르며 분노를 쏟아냈다. /사진=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제공
법정 앞에는 30여개의 '정인이 추모'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었다.
화환에는 "학대치사가 의도적 살인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봐도 명백한 의도적 살인"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법원 앞을 오가던 시민들은 화환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가 하면, 맨손으로 화환 위에 쌓인 눈을 털어내기도 했다.
21개월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이모씨(32)는 "아이를 볼 때마다 정인이 생각이 난다"며 "아무리 사랑을 많이 받아도 모자라고 엄마손이 필요한 시기인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물을 훔쳤다.
온라인에서는 이날 국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정인아 지켜줄게'가 등장했다.
이날 오전 정인이의 양부모 첫 재판을 앞두고 온라인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정인아 지켜줄게'에 대한 독려가 이어졌다.
양부모의 학대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정인양을 위로하기 위해 시민들은 '1월 13일 오전 10시 단체행동 #정인아_지켜줄게 검색'이라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단체행동 글에는 '정인아 지켜줄게' 검색시 띄어쓰기 및 오타를 주의해 달라며 쿠키삭제 후 진행해야 한다는 등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이후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해시태그를 달아 '정인아 지켜줄게' 챌린지를 이어갔다. 인스타그램에는 #정인아지켜줄게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이날 이날 정오 기준 1204개가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가족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정인이를 지켜주자"며 챌린지에 동참해달라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