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구원 서영덕·남상환 박사팀, 미국·폴란드와 공동연구
툴륨 나노입자 합성한 물질이 적은 빛을 증폭반응 일으켜 방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이 물질 활용해 광전변환효율 연구
빛을 흡수한 나노 입자에서 증폭반응이 일어나 눈사태가 일어나듯 고 에너지가 방출되고 있다.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 공동연구진이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약한 빛만 쪼여줘도 1만배 이상의 빛에너지를 방출하는 나노물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나노물질을 태양전지에 활용해 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서영덕·남상환 박사팀이 미국, 폴란드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툴륨(Tm) 나노입자를 합성한 물질에 적은 빛을 쪼여도 증폭반응을 일으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나노물질이 바이러스 진단의 바이오·의료 분야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의 첨단 사물인터넷 분야, 태양전지의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 미래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초로 발견한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일반적인 나노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를 열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를 처음 흡수한 빛보다 적은 에너지의 빛으로 방출한다. 연구진이 발견한 나노물질은 적은 빛을 받아들여 광학적 연쇄증폭반응을 일으키면서 최소 100배에서 최대 1만배 이상까지 엄청난 빛에너지를 방출했다. 나노입자가 마치 눈사태를 일으키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을 착안해 '광사태 나노입자'로 새롭게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은 툴륨을 1%, 4%, 8% 등 여러 비율로 섞은 나노물질에 빛을 쪼여 실험했다. 그결과 8%의 툴륨을 섞은 나노물질에서 빛의 강도가 최대로 발산됐다.
서영덕 박사는 "향후 화학연구원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진과 함께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응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기존 태양전지가 흡수·활용할 수 있는 빛의 영역보다 더 긴 파장의 빛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레이저 포인터보다 더 약한 세기의 LED 빛으로도 광사태 현상을 일으키기 위한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광사태 나노입자로 임신진단키트 형태의 바이러스 진단 키트 등 체외진단용 바이오메디컬 기술, 레이저 수술 장비 및 내시경 등 광센서 응용기술, 항암 치료와 피부 미용 등에 쓰이는 체내 삽입용 마이크로 레이저 기술 등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후속연구와 관련해 네이처 표지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서영덕 박사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제임스 셕 교수는 최근 세계적 권위의 고든컨퍼런스에서 상향변환 나노입자 분야의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공동창립해 오는 6월 하순에 미국에서 첫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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